“쟤, 누구야?” 심상찮던 NC 김영규, 선발 낙점 이유 증명

입력 2019-03-28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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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영규.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김영규. 사진제공|NC 다이노스

2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마운드에 오른 한 투수를 보고 KT 선수단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쟤, 누구야?”라는 의문 섞인 질문이 거듭됐다. 1군 등판 기록이 없어 그에 대해 자세히 아는 이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개명한 것 아닌가”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최고구속은 141㎞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투구에 KT 타자들은 연신 배트를 헛돌렸다.

의문의 주인공은 김영규(20·NC)였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NC에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1군 등판 기록이 없던 것은 물론이고 퓨처스리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반전은 지난해 가을 찾아왔다. 이동욱 감독 부임 직후 치러진 마무리캠프에서 새 사령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됐다. 김영규는 캠프 4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 투수 MVP까지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한 그는 NC 5선발로 낙점 받았다. 그리고 27일 창원 KT전, 프로 첫 1군 등판에서 6이닝 1실점 쾌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주무기인 슬라이더(43구)에 KT 타자들은 꼼짝 못했다. 경기 후 그는 “내 첫 승보다 팀의 연승이 더 기쁘다. (양)의지 선배의 좋은 리드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조용히 반란을 준비했던 김영규의 첫 발걸음이 막 시작됐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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