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신인감독들의 힘겨운 출발

입력 2019-03-28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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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동욱 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

원년인 1982년부터 2019년 시즌 개막까지 KBO리그 공식경기 엔트리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인원은 총 77명이다. 놀라운 사실은 시즌 중 중도퇴진한 사례가 20차례나 있었다는 점이다.

77명 중 정식 감독직 없이 대행만 한 인원은 18명이었다. 중도퇴진 20차례는 모두 정식감독이 겪은 불명예였다. 그만큼 감독은 책임에 가장 가까이 있는 자리다.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고 풍부한 경험을 쌓은 준비된 신인 감독들도 첫 시즌 수차례 위기를 맞는다. 감독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급격히 무너진다. 베테랑 감독들은 두 수, 세 수까지 미리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한다. 1,2초 안에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려운 역할이다.

그러나 모든 감독은 신인 사령탑이었다. 얼마나 빨리 문제점을 찾아내고 대안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지도자 인생이 달라진다.

2019 KBO리그 10명의 1군 감독 중 2명이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 제10구단 KT 위즈 사령탑이 모두 ‘초짜 감독’이다.

NC 이동욱 감독(45)은 최연소 사령탑이다. 타 팀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감독 발탁 때부터 파격적인 선임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강한 프런트 시스템을 지향하는 NC는 신인 감독에게 대형 프리에이전트(FA) 양의지를 선물했고, 새 구장 창원NC파크에서 팀의 부활을 맡겼다. 그러나 안팎이 몹시 어수선하다. 마운드전력 보강은 뚜렷한 성과가 없고, 주축 타자들이 연이어 부상을 당하고 있다. ‘선수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감독’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칭찬이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전술 전략적으로 뚜렷한 개성은 아직 없다.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KT 이강철 감독은 슈퍼스타 출신이다. 10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 때도 그랬지만 코치로도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야수 출신 감독들이 가장 믿고 신뢰하는 투수 총괄 수석 코치로 인기가 높았다. 1,2군을 모두 거친 두산 베어스의 육성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여러 가지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해온 키움 히어로즈에서도 역할이 컸다.

KT에서 감독에 데뷔하며 황재균의 유격수 기용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선수들에게 도전 의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감독이 아무리 뛰어나도 직접 그라운드에 설 수는 없다. 처음부터 큰 점수차로 뒤지면 그 어떤 명장이라도 흐름을 바꿀 수 없다.

KT는 시범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시즌 개막과 함께 27일까지 4연패를 당했다. 큰 기대를 걸었던 새로운 선발투수 이대은도 첫 등판에서 크게 부진했다. 어깨 통증으로 아직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의 빈자리도 크다. 이강철 감독은 온화하고 합리적이면서 조용한 카리스마를 함께 갖춘 지도자다. 올 시즌 “판을 뒤집겠다”고 선언한 다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마운드를 운용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팬들은 빠른 진단과 처방을 기대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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