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야구가 바꿔놓은 김강민 “요즘 야구가 재밌습니다”

입력 2019-04-0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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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김강민(37)은 요즘 야구의 재미에 푹 빠져 산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루틴’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그에 따른 타격 성적 향상의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어서다.

베테랑의 방망이가 뜨겁다. 개막 후 8경기서 4할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활약도 변화무쌍하다. 팀 타율이 0.217(9위)로 저조한 가운데, 김강민이 1·3·6·7번 타순에 다양하게 배치돼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리드오프 자리에선 적극적인 주루로 득점의 발판을 마련하고, 중심타선에선 적재적소에 장타를 뽑아내는 식이다. 그는 ‘뛰는 야구’를 더한 SK에서 벌써 3도루(성공률 100%)에 4타점 5득점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38(리그 8위)에 이른다.

분명한 목적을 갖고, 그에 맞는 자신의 루틴을 설정해 지켜온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숱한 시간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베테랑임에도 오래도록 의식하지 못했고, 소홀했던 부분이다. 김강민도 “수비 쪽에서는 분명한 루틴이 있었는데, 타격면에선 부족했다. 막연히 좋은 느낌만 가져갔을 뿐이다. 루틴도 루틴인지 모르고 했다”며 “그래서 타격 성적이 매 시즌마다 오르내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루틴으로 인해 컨디션의 편차가 확연히 줄었다. 그는 “좋은 기분을 확실한 루틴으로 가져가니 반응이 빨라지더라. 컨디션이 떨어지면 ‘내가 안 좋구나’하면서 좋은 감각을 다시 찾아갈 수 있다”며 “그러면 타격감이 좋은 기간은 길어지고, 슬럼프는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김강민은 시즌을 앞두고 열린 7차례의 시범경기서 타율 0.158을 기록했지만, 정규시즌 출발과 함께 쾌조의 타격감을 되찾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도 슬럼프가 확실히 짧았다. ‘생각하는 야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알고 한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내겐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자신을 충분히 되돌아본 것이 새 출발의 기틀이 됐다. 김강민은 “플로리다 스프링 캠프 때부터 내가 그간 어떻게 쳐왔고, 앞으로 어떻게 칠 것인지, 뭐가 안 좋고, 뭐가 좋은지,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지는지를 가장 먼저 정리했다”며 “경험이 많으니 어떤 것들을 지키고, 바꿀 것인지 빨리 선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덕분에 타격면에서 정립이 됐고,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며 “아직 더 해봐야 알겠지만, 재미있다. 여느 시즌보다도 훨씬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웃었다. 이런 김강민을 지켜보는 염경엽 감독도 “비로소 자신의 타격을 정립한 것 같다”고 반기며 “고참으로서 팀의 중심 잡아주면서도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노력이 ‘베테랑의 품격’을 높인다. 김강민은 “베테랑이라고 해서 자꾸 뒤처지기보다는 계속해 노력하고 싶다.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그의 눈은 여전히 반짝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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