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배영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배영수(38)는 KBO리그 현역 최다인 137승(130패)을 기록 중이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한 팀에서만 뛰며 ‘푸른 피의 에이스’로 불렸고, 여전히 KBO리그 역대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는 게 사실이다.
지금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두산의 최고참이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하다. 2015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을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2018시즌 직후 한화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뒤 두산과 계약했는데, 연봉도 기존의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엄청난 영광을 누렸던 과거와는 입지 자체가 달라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변화에 무덤덤하다. 두산의 영입 제안을 받고는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다. 현재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구단이 기대하는 부분을 조용히 채워가고 있다. 비단 올 시즌 4경기 평균자책점 2.84(6.1이닝 2자책점)이라는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뿐만이 아니다. 후배들의 멘토 역할 등 무형의 가치까지 충족하고 있다. 19살 차 후배 김대한(20)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슈퍼스타”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다. 여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덤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동료 장원준과 함께 배영수를 언급하며 “고맙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영수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마운드에 올랐던 지난 2일(잠실 KT 위즈전) “더 잘하고 싶다. 필승조 욕심도 내보겠다”고 했다. 그 목표에도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그 상황이 승부처와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12~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각각 3점차(0-3), 2점차(2-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게 그 증거다.
마운드에 오르는 매 순간이 설레는 최고참의 헌신은 두산의 숨은 동력이다. 배영수를 영입한 두산의 선택, 지금까진 대성공이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은 가치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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