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훈. 사진제공|KPGA
이태훈은 21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7160야드)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 원·우승상금 1억 원)에서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고 개인 통산 2승째를 안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 파 퍼트가 들어갈 때까지 우승자를 알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였다.
이태훈은 파3 17번 홀에서 티샷이 해저드로 빠지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2위 김재호(37)와 격차가 1타로 줄어들었다.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 18번 홀 역시 공교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태훈과 김재호 모두 비슷한 위치에서 버디 퍼트를 남겨놓았다. 먼저 퍼터를 잡은 이태훈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공은 컵 왼쪽을 빗겨간 뒤 50㎝가량을 더 굴러갔다.
이제 김재호의 차례.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공도 홀 오른쪽을 지나치면서 선두에게 다시 기회가 넘어갔고, 이태훈이 챔피언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17년 신한동해오픈에서 ‘리처드 리’라는 이름으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뒤 2년 만에 다시 감격을 맛본 이태훈은 “지난해 우승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올 시즌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고 활짝 웃은 뒤 “모든 대회가 소중하지만 오늘은 특히 개막전 우승이라서 더욱 뜻깊다. 올 시즌은 내 골프 인생에서 중요한 해가 될 듯하다”며 의미를 전했다. 이어 이태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면서도 “KPGA 코리안투어 대상을 거머쥐면 유러피언투어 시드를 받게 된다. 개막전 우승을 한 만큼 이 부분 역시 고민해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