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세이버 메트릭스는 타율을 구시대의 유물로 바라보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타자를 평가하는 첫 번째 항목이다. 타격왕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도 타율 1위 타자의 몫이다.
그러나 KBO리그는 최근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지며 3할타자의 가치가 크게 낮아졌다. 1980년대에는 3할 타자의 숫자가 10승 투수보다 적은 해가 많았다. 그만큼 타율 3할은 매우 특별한 기록이었다.
1990년 3할 타자는 리그 전체에 7명뿐이었지만 10승 이상 투수는 17명이 나왔다. 그해 타율 0.311을 기록했던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전광판 이름 옆에 타율이 ‘2’로 시작하는 것과 ‘3’으로 시작하는 것은 타자 본인이나 상대 팀 모두에게 천지차이다”고 말했다.
2013년 9개 팀에서 13명이었던 3할 타자는 타고투저와 함께 2014년 36명으로 크게 늘었다. 10구단 체제 2년째였던 2016년에는 무려 40명이었다. 리그 전체에 손꼽히던 3할 타자가 한 팀 당 평균 4명이 존재했던 시즌이었다. 3할 타자는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33명과 34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반발력을 낮춘 새 공인구와 함께 홈런과 안타 숫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3할 타자의 숫자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4일까지 리그에서 3할타자는 21명이다. 이중 5, 6명은 한 경기에서 부진하면 2할대로 타율이 떨어질 수 있는 3할대 초반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