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983년 6월16일, 당시 언론들은 이날 아침을 이렇게 표현했다.
“전국의 대부분 학교와 관공서, 기업 등은 자체 일정을 중단했다. 대신 국민들은 하나같이 TV와 라디오 앞으로 모여 브라질과 맞서 싸우는 청소년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그해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써낸 박종환 감독과 선수들은 언론의 묘사처럼 그야말로 범국민적인 응원을 등에 업었다. 대회가 정반대 시차에 놓인 멕시코에서 열렸음은 물론, 소식을 접할 매체는 TV와 라디오, 신문 정도밖에 없었지만 국민들은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청소년들을 향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로부터 36년이 지난 2019년 6월. 당시의 울림이 다시금 메아리치듯, 18세와 19세, 20세로 이뤄진 청춘 태극전사들을 향한 외침이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정용호가 일으키고 있는 한국축구의 신선한 바람이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3시30분부터 열린 에콰도르와 4강전은 꼭두새벽 시간임에도 높은 시청률을 나타내면서 범국민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ATAM 집계에 따르면, 공중파 3사의 종합 시청률은 11.01%로 9일 세네갈과 8강전(8.2%, TNMS 기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1983년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