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KCC 전창진 기술고문의 감독 등록에 대해 심의를 했다. ‘무기한등록불허’를 받은 상태에서 ‘등록 불허를 철회’ 결정을 받은 전창진 기술고문이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국내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KCC가 감독으로 선임한 전창진 감독 등록에 대한 자격 심의를 한 결과, 등록 불허를 철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 감독은 안양 KGC 감독 시절이던 2015년 불법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 단순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KBL재정위원회는 전 감독에게 무기한 등록불허 징계를 내렸다. KCC는 올 6월 21일 전 감독이 관련혐의로부터 최종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28일 KBL에 감독으로 등록을 요청했다.
KBL 재정위원회는 “법리적으로 대법원의 무죄 판결 및 지난 4년간 KBL 등록이 불허되어 징계 받은 점을 고려하고 본인 소명 시 감독으로 품위를 손상시킨 점에 대한 깊은 반성과 향후 KBL 구성원으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감안해 심의한 결과, ‘등록불허’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서 전 감독은 부산 KT 지휘봉을 잡았던 2014~2015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코트에 다시 서게 됐다. KGC 감독 시절에는 시즌 개막 전 사건이 터지면서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재정위원회 직후 전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믿어주고 지켜주고 기다려준 KCC 구단에 감사한다. KBL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새로운 각오로 KCC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말했다.
KCC는 지난해 12월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임명하고 KBL에 등록을 요청했지만, 재정위원회는 불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전 감독은 단순도박 혐의를 벗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KCC는 전 감독을 기술고문으로 임명해 2018~2019시즌을 치렀다.
감독으로 코트에 복귀하게 된 그는 눈물을 흘렸다. 전 감독은 “(재정위원회 결과가 나오는 순간) 기쁠 줄 알았는데 담담했다. 이날을 4년 넘게 기다려왔다”며 말끝을 흐렸다.
비록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차명계좌와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농구 팬들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 감독은 “일방적으로 코너에 몰려서 해명할 시간이 없었다. 농구장에서 서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여전히 좋아해주시는 팬도 있고, 싫어하는 팬도 있다. 모범적이고 열심히 해서 조금이나마 팬들이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