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윤겸 감독의 승부수 “선수 기 살리기”

입력 2019-07-1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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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윤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성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시즌 개막 후 9경기 동안 승리가 없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조성환 감독이 물러났다. 4무5패의 부진 속에 바통을 이어받은 사령탑은 최윤겸 감독이다. 그는 “투쟁심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이틀 만에 치른 10라운드 경남전에서 승리하며 탈 꼴찌에도 성공했다. 반전의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최근까지도 6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0일 열린 20라운드 FC서울과 홈경기에서 모처럼 대승(4-2)을 거두면서 무승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승점 14)이다. 최 감독은 “가라앉은 팀을 수습하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한번 처진 분위기는 쉽게 올라오기 어렵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최 감독이 진단한 올 시즌 부진의 원인은 수비가 무너진 점이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지 못하자 팀 전체의 밸런스가 흔들렸다. 경기력에 기복이 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금 잘하다가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또 잘 버티다가도 먼저 실점하면 그걸로 경기는 끝이 났다. 의욕적으로 따라가서 역전시킬 생각은 엄두도 못 냈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사이에 조화와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리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원정 경기를 갈 때 비행기와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제주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컸다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점은 결국 부진한 성적으로 나타났고, 그 시간이 길어지자 선수들의 자신감도 떨어졌다.

최 감독은 “분위기 쇄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의욕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고 한다. 프로 선수라면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자신감 찾는 게 급선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 경기 이겼다고 해서 만족해서도 안 된다. 연승으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는 윤일록과 이창민, 권순형, 박진포 등 능력 있는 선수들과 신인 서진수의 발견, 투쟁심 강한 남준재의 이적, 여기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만 가미된다면 한번 해볼 만한 팀이다. 서울전 대승을 통해 힘을 받은 최 감독은 “축구는 흐름을 잘 타고 가야 한다”면서 “이제부터 잘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제주는 주말 포항과 홈경기를 갖는다. 올 시즌 처음으로 연승을 거둘 수 있을지, 그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귀포|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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