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의 거침없는 질주, 전무후무 투수 5관왕 페이스

입력 2019-07-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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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선동열 전 한국야구대표팀 감독과 윤석민(KIA 타이거즈)은 KBO리그에서 투수 4관왕을 경험한 ‘유이’한 인물이다. 선 전 감독은 1989~1991시즌, 윤석민은 2011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의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역대 네 차례, 단 두 명만이 작성한 기록으로 최고의 투수의 상징과도 같은 훈장이다.

올 시즌에는 조쉬 린드블럼(32·두산 베어스)이 투수 4관왕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11일 현재 다승(14승)과 평균자책점(2.02), 삼진(120개), 승률(0.933)까지 4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기복 없이 꾸준한 투구를 뽐내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게다가 이닝(125이닝)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O리그 부문별 시상식에서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은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과 홀드, 세이브의 총 6개 부문이다. 이닝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리그 최다이닝 투수의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불펜의 중요성이 커진 터라 긴 이닝을 소화하며 계투진의 부담을 줄여주는 선발투수가 대접받는 시대다. 린드블럼도 그렇다.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전무후무한 투수 5개부문 1위를 거머쥐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1989~1991년 선 전 감독과 2011년 윤석민은 이닝 부문에선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1989년 롯데 윤학길(250이닝), 1999년 해태 이강철(220.2이닝), 1991년 태평양 최창호(233.1이닝)가 최다이닝을 소화했고, 2011년에는 LG 벤자민 주키치(187.2이닝)의 몫이었다.

KBO리그 장수 외국인투수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상대 견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린드블럼은 오히려 더 진화하고 있다. 입단 첫해(2015시즌 롯데) 스플리터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제2의 변화구가 됐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투심패스트볼(투심)의 완성도를 높여 타자들의 노림수를 복잡하게 했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이 린드블럼의 퍼포먼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선발등판시 16승 3패(승률 0.842)의 팀 성적은 “개인기록보다 팀 승리만 생각한다”는 마음가짐이 투영된 것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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