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의 트레이드 이면에 감춰진 것들…한화는 왜?

입력 2019-07-3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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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가 베테랑 불펜투수 송은범을 LG 트윈스로 트레이드한 의도는 무엇일까. 1대1 맞교환을 통해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을 얻은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득보다는 실이 큰 트레이드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송은범은 37경기에서 승 없이 3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5.14를 기록 중이다. 신정락은 중간계투요원임에도 23경기 등판에 그쳤고, 성적 또한 1승1패4홀드에 ERA 9.47이다. 28일 트레이드 단행 직후 한화는 “팀 내 부족한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 영입으로 불펜 다양성을 통한 전력상승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 부실 떠안은 한화의 FA 투자

송은범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한화에 입단했다. 2014시즌 후 3년 총액 34억 원에 계약했다. 한화는 원 소속팀 KIA에 현금 6억 원과 더불어 젊은 투수 임기영을 보상해줬다. 당시로서도 상당한 출혈이었지만, 지난 4년여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한화로선 더욱 뒷맛이 씁쓸하다.

송은범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181경기에서 11승31패7세이브16홀드, ERA 5.52를 올렸다. 68경기에서 7승4패1세이브10홀드, ERA 2.50을 기록한 지난해 1년만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줬다. 올해 연봉(2억5000만 원)을 협상하면서는 막판까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응용 감독 시절인 2014년부터 김성근 감독 시절인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한화는 송은범을 비롯한 7명의 외부 FA를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이제 이용규, 정근우, 정우람 등 3명만 남았다. 지난해 9월 심수창(LG)을 시작으로 배영수, 권혁(이상 두산 베어스)에 이어 송은범까지 차례로 떠났다. 잔류한 3명 중에서도 이용규는 공개 트레이드 요청으로 물의를 빚어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이들 7명을 모셔오면서 한화가 치른 대가는 실로 혹독했다. 계약액만 321억5000만 원, 보상액 54억6000만 원까지 포함하면 총액 376억1000만 원을 투자했다. 팜이 약한 한화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테지만, 지난 5년의 손익을 냉정히 평가한다면 ‘투자실패’로 귀결된다.

● 올 겨울 한화의 FA 전략은?

송은범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또 얻는다. 이제 한화의 일이 아니다. 그 대신 올 겨울 한화는 김태균, 이성열, 정우람과 FA 협상을 벌여야 한다. 시장가치로만 따지면 정우람은 이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화로선 내부단속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김태균, 이성열을 섭섭하게 대우하기도 힘든 것이 한화의 현실이다. 벌써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겨울에도 한화는 이용규, 송광민, 최진행 등 3명의 내부 FA와 초읽기까지 몰리는 협상을 경험했다. 경쟁업체가 없는 단독입찰임에도 스프링캠프 직전까지 진땀을 흘렸다. 각각 2+1년 총액 26억 원, 2년 총액 16억 원, 1+1년 총액 5억 원의 계약에 합의하기까지 벼랑 끝 대치가 이어졌다. 송은범과의 협상 부담은 덜었으니 올 겨울 한화의 FA 전략에 다소나마 숨통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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