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버스킹’을 아시나요? 복싱 스타일리스트 한현승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

입력 2019-07-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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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복싱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에이블스퀘어 복싱클럽 한현승 관장. 사진제공|한현승

버스킹(Busking)의 사전적 정의는 ‘길거리 공연’이다. 보통은 ‘버스킹’ 하면 춤이나 음악을 떠올린다. 그런데 여기 버스킹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복싱 스타일리스트 한현승 씨를 서울 역삼동 에이블스퀘어 복싱클럽에서 만났다.

한현승 씨는 복싱의 멋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는 기존의 ‘강한 복싱’을 벗어나 새로운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 그때 떠올린 게 ‘미트 퍼포먼스’다. 미트는 펀치를 받아주는 기구로, 이를 이용해 두 사람이 화합을 이루어내는 것이 미트 퍼포먼스다. 한국에서는 한현승 씨가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 멋스러운 복싱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매주 금요일 서울 강남에서 미트 퍼포먼스를 이용한 복싱 버스킹을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미트 퍼포먼스가 정통 복싱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한현승 씨는 “복싱의 기술을 부드러운 매력으로 표현하는 것일뿐”이라 생각한다. “복싱이 과격한 운동의 대명사로 표현되는 게 싫다. 멋스럽게 표현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때론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길 때도 있다”라는 것이다.

정통 복싱 논란 외에도 ‘여성’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복싱계에서 여자가 설자리는 없었다. 몇 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다가 정말 몸이 아파 하루를 쉬었더니 “여자가 다 그렇지”라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가 어떻게 남자의 펀치를 받아내느냐” 등 성 비하 발언을 들은 건 셀 수도 없다.

그래서 한씨는 발바닥이 괴사하고 손목에 금이 가도 한 손으로 미트를 받으며 미친듯이 연습했다. 그리고 보여줬다. 여자도 할 수 있다고. “나와 같은 상황인 사람들에게 참으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다만 앞으로 가보자고는 하고 싶다. 다음 세대는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한씨의 또 다른 꿈은 ‘봉사하는 삶’이다. 현재 복싱을 가르치며 얻는 수익의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고,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아픔을 겪었으니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모른 척하고 싶지 않다. 복싱으로 성공하고 싶은 이유도 그런 사람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 언제나 약자의 편이고 싶다.”

신인주 명예기자(부산외대 영상콘텐츠융합학과) dlswn9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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