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추락+9연패 위기’서 한화 구한 임준섭의 인생투

입력 2019-07-31 21:4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1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임준섭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화 이글스가 1754일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 임준섭의 인생투를 앞세워 기나긴 연패에서 탈출했다. 최하위로 추락할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한화는 3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회초 한 차례 찬스를 5득점 빅이닝으로 살려내며 짜릿한 5-2 역전승을 거뒀다. 3-1로 전세를 뒤집은 정근우의 결승 2점포가 반짝반짝 빛났다. 또 8회말 1사 1루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5개를 잡은 마무리 정우람의 슈퍼 세이브도 돋보였다. 이로써 한화는 7월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이어진 8연패의 사슬을 가까스로 끊었다.

6이닝을 4안타 3볼넷 2삼진 1실점으로 막아준 좌완 임준섭의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KIA 소속이던 2014년 10월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4안타 3실점·승리투수)을 끝으로 중간계투로만 나섰던 터라 이날의 6이닝 85구 투구는 깜짝 놀랄 만한 호투였다. 더욱이 팀 타선은 1·2·5회 잇따른 병살타로 임준섭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러나 임준섭은 흔들리지 않았다. 1회말 2안타로 먼저 실점했지만, 침착히 한 이닝 한 이닝 지워나갔다. 2회말 1사 1·2루, 4회말 1사 1·2루 위기도 노련하게 이겨냈다. 투구수가 점점 불어나는데도 5회말과 6회말에는 각각 11개, 8개의 공으로 연속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직구(72개) 일변도의 피칭인데다, 최고 구속 또한 144㎞로 강력하진 않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한 덕에 KT 타자들의 방망이를 비켜갈 수 있었다.

임준섭에게 미안함만 쌓여가던 한화 타자들은 7회초 모처럼 집중력을 발휘했다.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선두타자 제라드 호잉의 발이 KT의 허를 찔렀다. 1사 후 김태균 타석에선 2루를 훔친 데 이어 2사 후 송광민의 내야안타 때는 유격수 심우준의 송구가 치우친 틈을 타 홈까지 달려들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7번 1루수로 선발출장한 정근우가 그 기세를 이어받아 호투하던 KT 선발 김민을 2점홈런으로 두들겼다. 몸쪽으로 날아든 시속 130㎞짜리 초구 체인지업을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계속된 2사 2·3루 찬스서 정은원의 쐐기 2타점 우전적시타까지 이어져 스코어는 순식간에 한화의 5-1 리드로 바뀌었다.

임준섭은 당분간 선발로 기회를 더 얻을 전망이다. 부진한 김범수를 대신한 임시선발의 성격이 짙지만,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팀의 연패탈출에 앞장선 공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로 정착한 장민재처럼 임준섭도 반전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