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존 메이어 볼보 디자인 센터장은 신형 S60에 대해 “볼보 라인업 중 가장 운전자에 포커스를 둔 차량이며, 심플하고 인간중심적인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통해 경쟁 모델과 차별화했다”고 소개했다. 티 존 메이어가 신형 볼보 S6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볼보코리아
8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 출시
S90보다 민첩하고 다이내믹
실내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여백의 미’ 한국정서와 조화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디자인 센터장은 2011년 볼보자동차에 합류해 콘셉트 쿠페, 콘셉트 XC 쿠페, 콘셉트 스테이션 왜건 등 현재 볼보가 보여주는 디자인 혁신 작업을 담당한 핵심 디자이너다. 8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해 올해 볼보코리아의 1만대 클럽(연간 1만대 판매) 가입을 실현시킬 기대주로 꼽히는 신형 S60과 크로스컨트리(V60), 볼보의 친환경차 브랜드인 폴스타의 첫 모델 ‘폴스타 1’ 등이 그의 작품이다. 볼보를 ‘안전하기만 한 차’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럭셔리한 디자인 브랜드’로 거듭나게 한 티 존 메이어를 28일 S60 런칭 행사장에서 만났다.
-이번 신형 S60은 역동적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S60만의 디자인 포인트는.
“전측면에서 차를 보면 가만히 있어도 존재감이 드러난다. 이런 에티튜드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 또한 측면에서 보면 차는 더 낮고 길어지고 넓어진 것처럼 보인다. 실제 차폭은 이전과 동일한데 디자인 언어와 요소를 바꿔 넓어진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냈다. 그 결과 이전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상위 모델인 S90이 좀 더 쿠페 형태의 디자인에 가깝고 중후한 안정감을 추구했다면, S60은 확실히 더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한 역동성이 있다. 또한 D세그먼트 안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조금 더 다르게 디자인한 것도 있다.”
-S60이 속한 D세그먼트(중형 세단)는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등 막강한 경쟁 모델이 즐비하다. 소비자들에게 무엇으로 어필할 수 있나.
“이전 세대의 S60은 그들과의 경쟁에서 디자인적으로 뒤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볼보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도입한 이후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볼보만의 디자인 언어를 앞세워 새로운 럭셔리를 보여주고 있어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경쟁 모델을 넘어서기 위해 디자인을 시작했다.”
-S60을 디자인하면서 엔지니어들에게 절대 양보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전체적인 비율에 가장 신경을 썼다. 특히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옆 유리창 아랫부분을 뜻하는 벨트라인을 S90보다 10∼15mm 낮게 디자인했다. 도어 힌지를 낮춰 더 근육질로 보이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S90보다 민첩하고 다이내믹해 보이는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이전 위치를 쓰지 않아 엔지니어들을 어렵게 했다.”
티 존 메이어 볼보 디자인 센터장.
-실내 인테리어의 감성도 독일차들과는 완전히 다른데.
“S60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따듯함을 가진 실내 인테리어에서도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된다. 운전자 중심의 심플한 디자인, 전체적인 조화로움, 차분하게 몸을 감싸는 듯한 실내 분위기가 볼보만의 장점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버튼을 많이 감소시켰다. 센서스 시스템을 탑재해 센터페시아를 직관적이고 심플하게 만들어 운전자 편의를 극대화 했다.”
-볼보는 스칸디나비아 자동차 디자인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간을 중심으로 두고 인간에서 시작된 디자인이다. 깎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유려하게 다듬는 것이 본질이다.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지만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재해석해 적용한다.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환영하고, 초대하는 디자인이 바로 볼보의 디자인이다. 심플함과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한국적 정서와도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볼보는 한국 시장에서 7년째 놀라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볼보의 디자인이 어떤 점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하나.
“이전까지 볼보의 최우선 순위는 안전이었다. 나는 소비자들이 볼보를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들겠다는 것을 목표로 디자인 언어를 바꿔나갔다.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모두에서 디자인 리더십을 쟁취하는 것이 목표였다. 과장되지 않은 심플함을 가진 인간 중심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추구한다. 소비자들은 S60의 ‘자신감 넘치는 사자’처럼 보이는 전면부,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T자형 헤드램프, 세로형 그릴 등 볼보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좋아하는 것 같다.”
● 티 존 메이어 디자인 센터장
▲ 2006∼2011 포드 입사,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 2011∼2014 볼보자동차 합류, 시니어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볼보 본사)
▲ 2014∼2017 수석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볼보 본사)
▲ 2017∼현재 볼보자동차 수석 디자이너(LA 디자인 센터)
▲ 2019∼현재 볼보자동차 디자인 센터장(LA 디자인 센터)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