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에이전트제 도입 이후 2년 동안 KBO리그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스타 선수들은 공인 에이전트 제도에 대해 만족해하고 있다. 구단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연봉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NC 다이노스와 4년 최대 125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양의지는 모든 협상을 리코 스포츠 이예랑 대표에게 맡기고 개인훈련에만 열중했다.
과거 몇몇 대형 FA 선수들이 협상에 신경쓰느라 개인 훈련을 충실히 하지 못해 다음 시즌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양의지 등 최근 FA 선수들은 이 부분에서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 양의지는 NC, 두산 베어스 등 복수 구단과 협상이 한참 이어질 때도 “에이전트에게 다 맡겼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구단 역시 선수와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피할 수 있다는 데 만족도가 높다. 한 구단 운영 담당자는 “시즌 내내 얼굴을 맞대야 하는데 연봉협상을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에이전트와는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이기 때문에 얼굴 붉힐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비FA 스타 선수 중에서는 여전히 직접 연봉 협상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개인의 성향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시장 질서를 흔들기도 했던 비공인 에이전트들이 사라진 점도 긍정적인 효과다. 이들은 과거 선수들과 사적으로 관계를 맺고 구단과 협상 전면에 나서 불합리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KBO 공인 에이전트 자격은 2년마다 재심사만 통과하면 계속 유지된다. 그러나 2년 안에 선수와 대리인 계약을 맺지 못하면 에이전트 공인은 취소된다.
실제로 공인 에이전트 중 자격만 유지하고 실제 활동은 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대리인 계약을 하지 못해 소속 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1회 합격자 중 소속 선수가 없는 일부는 3년째가 되는 내년 초 공인이 취소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