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런다운] 이정후도 느낀 위력, PS 9회 박병호 타석 땐 화장실도 사치

입력 2019-10-07 09:4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 9회말 무사 키움 박병호가 끝내기 중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환호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포스트시즌(PS), 9회, 승부처. 타석에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가 들어선다면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 어떤 극적인 상황도 연출할 수 있는 타자가 박병호이기 때문이다.

키움은 6일 고척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8회까지 0-0으로 맞섰지만, 9회 선두타자 박병호가 상대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초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키움은 짜릿한 끝내기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이날 첫 세 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순간에 제 역할을 해냈다. 사실 과거로 시계를 돌려도 박병호는 늘 그랬다. 지난해까지 PS 30경기에서 타율 0.208, 7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 때문에 타율이 높진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려내곤 했다.

2013년 두산과 준PO 5차전 9회 2사, 상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상대로 동점 3점포를 때려낸 바 있다. 지난해에도 SK 와이번스와 PO 5차전 9회 2사 2루에서도 동점포를 작렬했던 박병호다. 아웃되면 시리즈가 끝나는 상황에서 경기를 미궁으로 끌고 갔다. 이번 준PO 1차전에서도 비슷한 역할이었다.

이제 가을, 9회, 박병호는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이정후(21)도 그걸 알고 있다. 경기 후 키움 선수단이 기쁨에 껑충껑충 뛰며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 이정후는 덕아웃 출입구 앞에서 박병호를 한참 동안 지켜봤다. 설렘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수비 종료 후 화장실을 가려고 했는데 (박)병호 형 타석까진 보고 가려고 했다. 뭐라도 하나 쳐줄 것 같았는데….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라며 벅참을 전했다.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지영, 김하성 등 동료들도 평소보다 한껏 격양된 목소리로 박병호에게 축하를 전했다.

이제 누구도 박병호에게 ‘가을에 약하다’는 꼬리표를 붙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