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귤러는 가치입증·백업은 만능퍼즐’ 두산, 이래서 위닝 팀이다

입력 2019-10-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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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를 설명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가 ‘화수분’이다. 그만큼 육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로 평가받은 선수 또는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타 구단의 선수를 육성해 1군 자원으로 키워내는 시스템은 가히 최고라고 평가할 만하다. 백업 선수들이 언제든 실전 무대에서 주축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이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 두꺼운 선수층의 강점

두산의 ‘베스트 9’과 선발로테이션은 리그 최강으로 불릴 만하다. 불펜에 다소 약점을 드러냈지만,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투수들이 힘을 모아 이를 최소화했다. 지난해까지 KS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박건우와 오재일은 그 징크스를 완전히 깨트렸고, 올해 처음 풀타임 주전포수가 된 박세혁을 비롯해 김재환, 정수빈, 허경민, 오재원, 최주환 등 주축 선수들도 공수 적재적소에서 힘을 보탰다. 정규시즌 최다안타 타이틀(197개)을 차지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KS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두산이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엄청난 힘을 보탰다. 여러 차례 큰 경기를 경험하며 쌓은 ‘승리 DNA’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형범과 최원준 등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이들도 김태형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고, 베테랑 배영수는 특유의 배짱을 앞세워 헹가래 투수가 됐다.

● 백업은 만능 퍼즐

백업 선수들의 고충은 언제 투입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해냈다. 김인태는 4-5로 뒤진 2차전 9회말 무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서 동점 희생플라이를 쳐냈다. 이번 KS의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이었다. 이때 대주자로 나섰던 류지혁은 결승 득점을 올렸고, 박세혁과 교체된 이흥련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 KS 경험(2014~2015시즌)을 살려 안방을 지켰다. 4차전에서 어깨를 다친 박건우를 대신한 국해성은 첫 타석에서 2루타를 터트린 뒤 득점을 올렸고, 대수비로 나선 정진호는 10회초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하며 결승 득점에 기여했다. 모두 두산의 우승을 위한 퍼즐이었다.

● 유일한 미출장 장승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도 있다. 포수 장승현이다. 2차전에서 박세혁과 이흥련이 모두 교체돼 출장 기회가 있었지만, 9회말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인해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그 상황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장승현의 성장을 의미한다. 단기전에서 포수 포지션의 중요성과 연장이 15회까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웬만한 믿음 없이는 포수 교체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9회 이흥련 타석에 대타를 기용한 것은 장승현을 믿었다는 증거다. 그 자체가 동기부여다. 장승현은 “언제든 준비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지난해와 크게 달랐다”고 돌아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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