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프리미어12 페이스북 캡쳐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의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 상대인 대만이 타선에서 또 한번 허점을 드러냈다. 대만전 선발을 맡은 김광
현(SK 와이번스)의 역투를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대만은 11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개막전에서 3안타의 빈공 끝에 0-2로 패했다. 삼자범퇴 이닝이 5회나 될 정도로 침묵한 타선이 결정타였다. 예선라운드 성적을 안고 싸우는 대회 방식에 따라 대만은 2패, 멕시코는 2승으로 슈퍼라운드 첫날을 마쳤다. 예선라운드를 대만은 B조 2위(2승1패), 멕시코는 A조 1위(3승)로 통과했다.
●3안타 3볼넷 무득점…꽁꽁 묶인 대만 타선
대만은 상대 우완 선발 아르투로 레예스를 의식해 좌타자 6명을 스타팅라인업에 배치했다. 그러나 왼손 테이블세터진인 1번 왕웨이천과 2번 위에동화부터 각각 4타수 무안타 1삼진,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철저히 봉쇄당했다. 클린업트리오도 마찬가지. 좌타자인 3번 왕보룽만 4회 기술적인 타격으로 좌중간안타를 뽑았을 뿐 우타자인 4번 린훙위와 5번 천준시우는 합쳐서 7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으로 헛물만 켰다.
우완(선발) 장샤오칭~좌완 천관위~우완 왕야오린으로 이어진 마운드는 멕시코 타선을 3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선이 3회 1사 1·2루와 4회 1사 2루의 선취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패배를 불렀다. 0-2로 뒤진 가운데 선두타자 린훙위의 볼넷으로 시작한 7회에는 대타 카드를 연달아 4장이나 쓰고도 만회점에 실패했다. 11안타, 12잔루로 1-8 패배를 당한 예선라운드 일본전보다 더 무기력했다.
●만만치 않은 대만 마운드
대만은 한국전 선발로 예상됐던 에이스 장샤오칭을 멕시코전 선발로 당겨쓰며 필승을 노렸지만 5회 로만 솔리스에게 솔로홈런, 6회 에스테반 퀴로스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씩을 내주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5.2이닝 3안타 1홈런 3볼넷 8삼진 2실점으로 제몫을 다한 장샤오칭을 한국으로선 이제 신경 쓸 필요가 사라졌다. 다만 건재를 과시한 천관위에 대해선 경계심을 품어야 한다.
천관위는 6회 2사 1·3루 위기서 구원 등판해 좌타자 에프렌 나바로를 1루 땅볼로 낚아 추가실점을 막은 뒤 좌타자 2명과 우타자 1명을 상대한 7회는 삼자범퇴(2삼진 포함)로 지워버렸다. 투구수가 19개에 불과해 12일 한국전에도 언제든 출격할 전망이다. 3번째 투수 왕야오린도 1이닝 무결점 피칭으로 예선라운드 3경기의 팀 평균자책점 2.67이 결코 허상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악명 높은 마린스타디움 외야의 강풍은?
해안가에 위치한 마린스타디움의 외야에는 평소 시시각각으로 강풍이 몰아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 팀 외야수들 모두 철저히 대비한 듯 큰 실수나 실책이 없었을 뿐, 이날도 6회말 멕시코 호세 바르가스의 뜬공 때 대만 우익수 왕보룽이 순간적으로 타구의 방향을 놓쳐 멈춰선 가운데 중견수 린저슈안이 황급히 달려와 포구하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대만-멕시코전은 낮경기라 부각되지 않았지만, 각도가 낮은 마린스타디움의 조명 역시 수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으로선 각별한 대처가 필요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