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파충류사육학’ 출간 기획①] “파충류는 바쁜 현대인에 딱 맞는 반려동물”

입력 2020-04-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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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파충류사육학’ 저자들과 국내 최초로 대량파충류사육시스템을 도입한 전문가 미스터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안상준 박영사대표, 박성준 이사, 미스터단, 문대승 이사, 이태원 회장(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양서파충류협회

■ 이태원·문대승·박성준·차문석…4명의 저자가 말하는 양서파충류

양서파충류 기본상식 담은 바이블
무분별한 정보들을 바로잡고 정리
“올바른 사육문화 전달에 힘쓰겠다”

“괜찮아. 먹어도 안 죽어”. 간교한 뱀의 말을 믿고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선악과를 날름 따 먹었다가 하나님의 저주를 받게 된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는 성경의 제일 첫 권인 창세기에 등장한다. 오늘날 우리들이 이 모양 이 꼴로 살게 된 것의 단초를 제공한 뱀에 대한 인간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성경 연구가들에 의하면(생물학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창세기에 등장한 뱀은 지금의 뱀과 전혀 다른, 이른바 ‘옛뱀’이었다. 옛뱀은 다리 없이 흙바닥을 기어 다니지도 않았고 말도 할 수 있었는데, 심지어 달변이었다. 사실이 이러하니 오늘날 인간의 구박과 멸시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뱀들은 제법 억울한 면이 있을 것이다. “우씨, 그 뱀은 이 뱀이 아니라고!” 쉿쉿!

“징그럽다”, “무섭다”는 파충류를 보며 “귀엽다”, “재밌다”라는 사람들이 있다. 파충류를 애완동물로 기르고 있는 이들인데 업계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도 20 만 명이 넘는 애호가들과 함께 200개 이상의 관련 업체, 전국 수십 개의 전시장이 있다고 한다.

최근 ‘양서파충류사육학(박영사)’을 출간한 저자들도 이런 동호인으로 출발했다.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PC 통신 시절, 천리안 파충류 소모임방에서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잘 맞는 반려동물은 양서류와 파충류”라고 단언하는 저자들과의 만남은 징그럽고 무서우면서도, 귀엽고 재미있었다.


- 양서류, 파충류를 좋아한다고 하면 주변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 같다.

문대승(이하 문) = “막연히 ‘파충류’하면 징그럽고 위험하고 기분 나쁜 동물이라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사실 뱀 같은 동물은 누구나 거부감을 가질 만하지만 거북은 또 다르지 않나. 누구에게나 귀여워 보이는 강아지도 누군가에게는 무서운 대상일 수 있다.”

차문석(이하 차) = “요즘은 놀라기는 해도 ‘신기하다’, ‘흥미롭다’는 반응이 더 많다. 특히 직접 키우거나 접해본 경험이 있는 10∼20대들이 그렇다.”


- ‘양서파충류사육학’은 어떻게 집필하게 된 건가.


문 = “양서 파충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사람들과 기르고 있는 마니아, 업계 종사자들에게 아직도 많이 낯선 양서 파충류라는 생물군의 기본 상식을 소개하고 애완동물로 사육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대처에 대해 담고자 했다. 양서 파충류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며 네 명의 저자가 머리를 맞댔다.”

박성준(이하 박) = “국내에서는 아직 이 분야에 관련된 책이 거의 없다. 외국 서적, 인터넷 사이트를 번역한 내용이나 동호회, 블로거들의 개인 경험을 토대로 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이런 내용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바로 잡기 위해 많은 시간이 들었다. 저자들 역시 각자의 직업이 있다 보니 2년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다.”

레드아이트리프록(붉은눈 나무개구리)-레스티드 게코(속눈썹 도마뱀붙이)-레오파트 톨토이즈(표범무늬 육지거북)-베일드카멜레온(투구머리 카멜레온).(위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박영사


- 출판사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는데.

박 = “안상준 박영사 대표는 거북이 마니아로 대학생 때부터 만나온 사이다. 회사 입구에 큰 거북이 사육장이 있을 정도로 거북이를 좋아한다. 흥미 위주나 단발성 정보가 아닌, 검증된 양질의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학술서적을 출간해 온 박영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가장 기뻐하고 있는 사람은 안상준 대표인 것 같다(웃음).”


- 한국양서파충류협회는 어떤 협회인가.


문 = “양서 파충류 관련 소매업체, 사료업체, 사육관련용품업체 등 관련 업체들이 모인 단체로 2017년 11월에 창립됐다. 크게 관련 법안 제정, 개정에 관한 공청회, 세미나 등에 참여해 의견을 반영하고, 박람회 등을 후원해 저변 확대를 넓히는데 기여하고 있다. 전문자격증을 발행해 사육자들이 전문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태원 = “국내에서 양서 파충류를 키우는 데 따른 어려움은 크게 미성숙한 특수반려동물 문화, 관련 서비스 인프라의 부족, 제도 미흡으로 볼 수 있다. 시장과 문화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다보니 올바른 사육문화가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정부도 유통, 거래에 규제를 가하려고만 하지 말고 산업 발전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건강한 애완동물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 동물로서 양서 파충류만의 매력은.

차 = “바쁘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어울리는 동물이다. 포유류, 조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공간, 먹이, 관심이 필요한 동물이기에 어찌 보면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잘 맞는 반려동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은 ‘애완’이 아니라 ‘반려’의 시대다. 사람과 같이 사는 동물들은 더 이상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삶을 나누는 반려의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반려가 ‘주인과 사육개체가 교감을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면 양서 파충류는 반려동물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반려가 ‘애정을 주고 거기에서 오는 만족감과 행복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양서 파충류 사육은 끊임없이 쏟아 붓는 짝사랑에 가깝지만, 이들은 정확히 주인이 쏟은 사랑만큼 반응한다. 양서 파충류는 반려동물일까. 당연히 그렇다(이태원).”

● 저자 프로필

- 이태원 ▲한국양서파충류협회 회장 ▲생명과학박물관 수석실장
- 문대승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이사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과 교수
- 박성준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이사 ▲에듀허프 대표
- 차문석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이사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반려동물계열 교수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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