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건에 격분한 세계 스포츠계…“참을 만큼 참았다”·“침묵 말고 싸우자”

입력 2020-06-01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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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이 사망하자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시위와 소요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체육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CNN, AP통신 등 미국 매체의 1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최소 75개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25개 이상의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시위대가 백악관까지 전진하다 워싱턴 D.C 주는 방위군까지 소집했다. 플로이드는 26일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숨을 거뒀다. 이미 제압된 상황에서도 5분 이상 무릎에 목이 눌렸고, 고통을 호소해도 경찰이 이를 듣지 않았다. 미국 흑인 사회는 이를 무자비한 공권력 집행, 그리고 인종차별로 받아들였다.

전국적으로 시위의 불길이 번지고 있다. 클리블랜드 지역 방송국 WKYC에 따르면 인디언스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의 상점도 약탈당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스포츠 스타들도 자신의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 제이든 산초(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1일 파더보른과 2019~2020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6-1 승리에 앞장섰다. 산초는 후반 12분 득점 후 상의를 벗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내의에는 ‘Justice for george floyd(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 라는 문구가 있었다. 산초는 플로이드 사망 직후에도 소셜미디어(SNS)에 “옳은 일에 목소리 내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한 바 있다.

제이든 산초, 마이클 조던, 피트 알론소(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성명을 발표해 “유색 인종에 대한 뿌리 깊은 인종차별, 폭력에 저항하는 모두를 지지한다. 우리는 참을 만큼 참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던은 흑인 사회의 상징적 존재다. 르브론 제임스 역시 SNS에 인종 차별 반대글을 게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 선수들도 동참하고 있다. 백인 선수들도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는 중이다.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백인들에게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한다고 얘기하라. 그 행동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데 크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는 “나는 백인이기 때문에 차별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차별을 겪는다면 함께 싸우겠다. 언제나 그들의 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니애폴리스가 연고지인 미네소타 트윈스의 로코 볼델리 감독은 “개선해야할 점이 정말 많다. 플로이드의 이름, 그리고 그가 겪은 일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사태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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