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수온…모터 세팅 쉽지 않아
많은 경정 팬들과 선수들이 재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례 없던 4개월간의 긴 휴장으로 인해 모든 선수들이 개점휴업 상태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실전 경주를 기다리는 기수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절실한 막내 16기들이다. 지난해 말 경정훈련원을 졸업하고 올해 데뷔하자마자 4회차 만에 강제 휴식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전 경험과 실전을 통한 훈련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기회를 모두 놓치고 있다. 재개장 후 신인 레이스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다행이겠지만 바로 후반기로 넘어가는 상황이라 기존 선수들과의 혼합 경주에 출전하게 된다면 신인들은 더욱 혹독한 신고식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16기 중에서 모의 경주 성적 1위 나종호와 졸업레이스 우승자 홍진수는 신인 레이스에서 각각 연대율 80%와 60%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나종호는 모터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경주 운영으로 입상하는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홍진수는 시원시원하고 과감한 선회 능력을 과시했다.
네 차례의 신인 레이스에서 3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아 삼연대율 100%를 보인 김보경도 나름대로 스타트에 강점을 보이며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임지훈, 최인원도 2승을 거두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였다. 인빠지기와 휘감기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스타트 기세가 좋고 자신감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이처럼 16기 신인들이 전반적으로 고른 전력을 갖추고 있어서 혼합 경주에 출전한다면 초반은 나름 고전하겠지만 후반기부터는 어느 정도 기존 선배 선수들을 위협할 복병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휴장기간이 워낙 길게 이어지고 있고 훈련량도 극히 부족한 상황이라 감을 찾는데 생각보다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게다가 1, 2월과는 전혀 다른 수온 상태가 신인들을 애먹일 것으로 보인다. 무더운 날에는 모터와 프로펠러 세팅을 여름철에 맞게 가져가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의 경우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경정 재개장 후 혼합 편성으로 치러지게 된다면 신인들은 당분간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1, 2착을 노리는 것보다는 경합에서 밀리지 않고 3∼4착 정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라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