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중8포심·최고 148㎞’ 삼성 오승환, 복귀전서 건재 과시

입력 2020-06-09 2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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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오늘 상황에 관계없이 1이닝 정도 던질 예정이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48)은 ‘끝판대장’ 오승환(38)의 복귀전인 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그의 등판 계획을 전했다.

오승환은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을 끝으로 지난해 KBO로부터 받은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모두 소화했다.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KBO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ML), 일본프로야구(NPB)를 거치는 동안 통산 399세이브를 따낸 최고 마무리투수의 복귀전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이슈였다. 그만큼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관건은 오승환의 등판 시기였다. 허 감독은 일찌감치 “오늘(9일) 상황에 관계없이 1이닝 정도 던질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을 보겠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7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며 등판을 준비했고, 3-4로 뒤진 8회초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관중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해외 진출 전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의 그 분위기가 그대로 연출됐다. 수업종료를 알리는 학교종 소리와 함께 오승환이 모습을 드러냈고, 마운드에서 연습투구를 할 때는 등장음악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흘러나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공에는 여전히 힘이 느껴졌다.

복귀전에서 선택한 첫 번째 공은 시속 148㎞(전광판 기준)의 포심패스트볼(포심)이었다. 그러나 선두타자 박준태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출발이 다소 불안했다. 후속타자 김주형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 위기서 진가가 나왔다. 선두타자가 출루하더라도 점수로까지 연결하기 쉽지 않았던, 전성기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김규민에게 2구째 시속 145㎞짜리 포심을 던져 1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3루 위기가 계속됐지만, 김하성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복귀전을 마쳤다. 김하성을 뜬공으로 요리한 구종도 시속 145㎞의 포심이었다. 이닝을 마친 오승환은 덕아웃으로 향하며 포수 강민호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결과는 1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 1점차로 뒤진 박빙승부에서 첫 실전등판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준수한 결과다. 내용도 중요한데, 투구수 10개 중 포심 8개(슬라이더 2개)를 던진 점이 돋보였다. 여전히 구위에 자신이 있다는 증거였다. 8개의 포심 모두 시속 146㎞ 이상 나왔다는 점 또한 앞으로를 기대케 하는 요소였다. 팀의 3-5 패배를 뒤집진 못했지만, 더 강한 삼성 불펜을 기대케 한 ‘끝판대장’의 복귀전이었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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