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리그 휘감는 코로나 여파…속출하는 ‘관리형 부상’

입력 2020-06-16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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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부상자 명단(IL)이 간판스타들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벌써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가 ‘관리형 부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초반부터 리그를 감도는 가운데 ‘관리’가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관리형 부상자로만 1군 뎁스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월요일은 경기가 없는 날이다. 구단 직원들은 물론 KBO 관계자들도 대부분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15일 일부 구단과 KBO 직원들은 분주했다. 1군 엔트리 말소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15일 등·말소 현황이 특별했던 이유는 부상으로 인한 말소자가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나란히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안치홍, 오윤석(이상 롯데 자이언츠)과 옆구리 통증이 생긴 오재일(두산 베어스), 좌측 내전근이 손상된 김민성(LG 트윈스)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야구선수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경기 도중 타구 또는 투구에 맞아 다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주루플레이 도중 햄스트링을 비롯해 하체 또는 허리 근육에 통증을 느끼는 것은 어느 정도 방비가 가능하기에 아쉽다. 현장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와 트레이닝 파트 관계자들은 이를 ‘관리형 부상’으로 정의한다.

비단 15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리그 전체로 봐도 근육 손상 등 관리형 부상으로 1군을 떠난 선수는 20명에 달한다. 김민성, 로베르토 라모스(LG), 오재일, 김선빈, 류지혁(이상 KIA 타이거즈), 벤 라이블리(삼성 라이온즈), 하주석, 오선진(이상 한화 이글스) 등 각 팀 주축선수들이 대거 포함돼있다.

●“불을 지폈다 끄고, 다시 지피고”

물론 매년 모든 팀이 부상자 속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다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유독 관리형 부상이 많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를 코로나19의 여파로 진단하고 있다. 수도권 A팀 트레이닝 파트의 핵심 관계자는 16일 “개막 이전부터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속출할 거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면서 현장일선에선 ‘초반 레이스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선수들도 자연스레 페이스를 빨리 올렸고, 안 가도 되는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가려다보니 이런 관리형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B팀 트레이닝 코치는 “코로나19로 인해 스프링캠프 귀국 후 한 달 반 가까이 개막이 밀렸다. 선수 입장에선 불을 지폈다가 끄고, 다시 지피고 끄는 게 반복됐다. 그러면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선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방 C팀 트레이닝 파트 관계자는 “장마철이 되고 더블헤더가 이어진다면 부상자는 지금보다 몇 배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상을 막으려면 관리가 필수다. 변수가 많아지면서 10개 구단 모두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막상 더블헤더가 빈번해지는 시점에서야 관리에 들어가면 늦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뉴 노멀의 시대’, KBO리그 역시 ‘관리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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