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인플레 #기록잔치 #고개 숙인 국대…반환점 KBO리그 3대 키워드

입력 2020-08-03 17: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KBO리그는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막조차 쉽지 않아보였다. 예정보다 한 달 반 늦게 팡파르를 울렸지만 아직 단 한 차례의 리그 중단 없이 반환점까지 달려왔다. 3일까지 전체 일정 720경기 중 362경기(50.2%)를 소화한 2020시즌의 3대 키워드를 짚어봤다.

승률 인플레이션, 5할로 안심하지마!
9위 SK 와이번스와 10위 한화 이글스는 리그 시작과 동시에 아래로 처졌다. 승률은 SK가 0.329, 한화가 0.260이다. SK와 한화가 나란히 시즌 초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SK 염경엽 감독은 경기 중 쓰러져 요양 중이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최원호 대행과 박경완 대행 모두 “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현상에 죄송하다”며 도약을 다짐했지만 아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3연전 단위로 치러지는 KBO리그는 아무리 강팀도 한 경기는 패하고, 아무리 약체도 한 경기는 이기는 평균치 속에서 순위가 갈린다. 하지만 승률 0.333에도 못 미치는 두 팀 때문에 나머지 8개 구단의 승률 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하다.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한 선두 NC 다이노스가 유일한 6할대 승률(0.652)로 치고 올라간 가운데 2위 키움 히어로즈와 5위 KIA 타이거즈가 3.5경기차로 팽팽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가을잔치 탈락권인 6위 KT 위즈의 승률도 0.529다. 승패마진 플러스(+) 4다. 7위 롯데 자이언츠 역시 5할 승률을 정확히 마크하고 있고, 8위 삼성 라이온즈도 마이너스(-) 3이기 때문에 포기하기 이르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5할 승률을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지 못하는 복수의 팀이 나올 수 있다. 만일 실현된다면 KBO리그 39년 역사상 최초다.

KT 로하스. 스포츠동아DB


외인 레이스 속 빛난 재기상과 야구인 2세
코로나19 탓에 개막이 늦춰지자 현장에서 가장 우려한 건 경기력 저하였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즌 초반부터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타자 쪽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다. 특히 홈런,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돋보인다.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가 세운 4관왕 기록을 넘어 역대 외인 최다 타이틀 기록에 도전 중이다.

투수 쪽에서는 구창모(NC)의 페이스가 남다르다. 전반기 13경기에서 9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55로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NC 좌완 최초 10승에 등극한 기세를 몰아 팀의 선두 독주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O리그에도 재기상이 주어진다면 이대호(롯데)와 임찬규(LG 트윈스)의 반등을 주목할 만하다. 이대호는 지난해 135경기에서 타율 0.285, 16홈런을 기록해 팀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주전으로 도약한 뒤 최초로 부상이 아닌 이유로 2군에 내려가는 등 자존심에 생채기를 입었는데 올해는 70경기에서 타율 0.309, 11홈런으로 펄펄 나는 중이다. 임찬규는 13경기에서 7승3패 ERA 3.57로 LG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다승 전체 7위이자 토종 우완 1위로 압도적이다.

갑자기 쏟아진 야구인 2세들도 전반기를 달군 키워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정후(키움)와 박세혁(두산 베어스)뿐이었는데, 올해는 강진성(NC), 유민상(KIA), 이성곤(삼성) 등 10년 가까이 2군에만 머물던 선수들이 대약진에 성공했다. 박세혁은 “모든 야구인 2세는 잘 돼야 한다”며 그간 편견으로 고생한 동료들을 격려했다.

키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형이 왜 거기서…’ 낯선 국대의 부진
화려한 기록을 남긴 이들이 있다면 반대로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을 자아낸 간판스타들도 있다. 투수와 타자 기록 최하위권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 있다는 점은 한국야구에게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야수 중에선 박병호의 부진이 눈에 띈다. 72경기에서 타율 0.228로 규정타석을 채운 56명의 타자 가운데 최하위다. 홈런은 17개로 공동 5위이고, wRC+(조정득점생산·100이 리그 평균)은 112.7로 평균을 웃도는 타자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정교함이 워낙 떨어져 장타력만큼의 생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의 타율 순위 두 계단 위에는 민병헌(롯데)이자리했다. 올해 주장 완장을 차고, 시즌을 철저히 준비했지만 63경기서 타율 0.230, 2홈런, 13타점으로 고전 중이다.

투수 쪽에선 양현종(KIA)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15경기에서 6승6패로 승운이 나쁘진 않은데 ERA가 5.88로 규정이닝 21명 중 최하위다. 양현종의 바로 위에 이영하, 유희관(이상 두산)이 머물고 있다. 이영하와 양현종 모두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한국야구의 간판 투수이다. 특히 유희관은 지난해 팀 최초로 7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에이스다. 이들의 슬럼프가 전반기 내내 이어졌다는 것은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야구에게도 아쉬운 소식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