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강점은 기본” 복덩이 박준태가 키움에 불어넣은 시너지

입력 2020-08-04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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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박준태. 스포츠동아DB

“기본에 충실한 것 같다.”

키움 히어로즈 박준태는 가장 자신 있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마디로 기본기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기본기가 충실한 선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안정감은 뛰어나다. 적어도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로 팀에 폐를 끼칠 확률은 적다. 코칭스태프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박준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장영석(KIA 타이거즈)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을 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KIA 시절(2014~2019시즌) 한 시즌 최다 출장 경기가 2018시즌의 85게임이었고,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도 0.210에 불과했다. 키움의 탄탄한 뎁스를 고려하면 얼마나 출장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본인도 같은 이유로 “그저 1군에서 경기를 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금의 상황은 그야말로 반전이다. 박준태는 3일까지 팀이 치른 75경기 중 72게임에 출장해 타율 0.235(170타수 40안타),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더 놀라운 점은 0.397의 출루율이다. KIA 시절에도 선구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9번타순에서 키움이 자랑하는 상위타순과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7월 이후에는 타석 당 투구수 4.15개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박준태는 “올해처럼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것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보완할 점도 좀 익히고 있다”며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6월에 부진(타율 0.161)했을 때도 수비까지 못 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손혁 키움 감독도 박준태의 활약에 100% 만족하고 있다. 그는 “박준태가 풀타임을 뛰면서 엄청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연습하는 모습만 봐도 그저 잘됐으면 좋겠다. 강병식 타격코치와 둘이 같이 살다시피 한다. 네 타석에 들어서서 모두 아웃돼도 상대 투수가 공을 많이 던지게 하니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한 것이다. 그만큼 9번타순에서 역할이 크고, 외야 어디서든 수비도 잘해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기본을 강조했다. 본인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박준태는 “어린 시절부터 홈런을 많이 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강점은 기본에 충실한 것 같다”며 “키움에 오자마자 캠프 때 감독, 코치님께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말씀해주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 매 경기마다 ‘기본을 잘하자’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자주 나가지 않는 포지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많이 떨쳐냈다. 어디서든 편안하게 뛰고 있다”는 변화도 설명했다.

환경의 변화는 엄청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박준태는 이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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