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첫 유관중 평가는? 성숙한 관람문화와 구단·연맹의 숨은 노력 “성공적”

입력 2020-08-04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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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김호곤 감독이 관중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수원FC

지난 주말 K리그는 개막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관중을 맞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그동안 관중 없이 치렀던 K리그가 모처럼 활력을 되찾았다. 비록 경기장 수용인원의 10% 수준이지만 ‘집관’ 대신 ‘직관’으로 경기를 지켜본 팬들, 선수들도 모두 즐거웠다. 장마철의 악조건 속에서도 K리그1(1부) 6경기 평균 1497명, K리그2(2부) 5경기 평균 512명이 입장했다.

첫 유관중 라운드가 별 탈 없이 진행된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킨 구단의 노력과 팬들의 성숙한 관람문화 덕분에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연맹은 관중 허용에 앞서 매뉴얼을 꼼꼼하게 제작했다. 온라인 예매와 지정좌석제는 필수였다. 또 관중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 채 입장 시 줄 간격을 최소 1m 이상 유지하게 했고, 지정좌석 간에도 충분한 거리를 두도록 했다.

현장 점검에 나섰던 연맹은 4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주간 브리핑에서 ‘유관중 전환 첫 라운드 방역지침 준수 모범사례’를 소개하면서 구단의 노력을 치켜세웠다. 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의 노력 덕분에 안전하게 유관중 첫 라운드가 진행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구단은 관중 입장부터 신경을 곤두세웠다.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비접촉 체온계를 비치해 섭씨 37.5도 이상 발열 증상자의 출입을 제한했다. 또 관람객 대상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운영했고, 이용 불가능한 관람객의 경우 수기 방명록을 작성했다.

특히 구단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만약을 대비해 임시격리소를 운영했고, 경기장 내에서는 장내방송으로 방역수칙을 수시로 안내했다. 또 매점이나 화장실, 팬 숍 등 편의시설도 안전하게 운영했다. 특히 매점에선 물과 음료 이외에는 판매를 하지 않았다.

구단 노력 중에서도 수원FC 김호곤 단장의 관중맞이가 화제가 됐다. 김 단장은 출입구에 서서 200여명의 관중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김 단장은 “무관중 경기를 하다보니 팬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조금이나마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숙한 관람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방역을 염두에 둔 까닭에 입장 관중에겐 제약이 많았다. 함성이나 응원가, 어깨동무 등이 금지됐다. 관중들은 이런 매뉴얼을 불평 없이 잘 지켰다. 응원 대신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고, 경기 내내 마스크를 쓴 채 관람했다. 연맹 관계자는 “관중의 질서 있고 자제력 높은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특히 오랫동안 대기해야하는 입장 게이트나 화장실 등에서 단 한번의 돌출행동이 나오지 않았다. 관중의 성숙도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한편 유관중 라운드 이후 구단의 입장 수입보다 유지 관리 비용이 더 든다는 지적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지금은 10%까지만 관중을 받을 수 있지만 지출을 감수하더라도 안전에 철저한 경기장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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