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2년4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저스틴 토마스(27·미국)는 2연승과 함께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PGA 챔피언십 우승을 노린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챔프에 올랐던 브룩스 켑카(30·미국)는 1956년 피터 톰슨 이후 64년 만에 통산 3번째 메이저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둘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이가 3주 만에 필드에 복귀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다.
지난달 20일 끝난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통해 약 5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우즈는 힘겹게 컷을 통과한 뒤 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2라운드 직후 “나이드는 것이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던 우즈는 대회가 끝난 뒤 “4라운드를 완주한 데 대해 만족한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샷 감각이 그런대로 괜찮았다”며 나름대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우즈는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열린 조조 챔피언십에서 통산 82번째 PGA 투어 우승을 하며 샘 스니드(미국·2002년 사망)가 1965년 작성한 PGA 투어 역대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1승만 추가하면 PGA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1999년과 2000년, 2006년, 2007년 등 4차례에 걸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섰던 좋은 추억도 갖고 있어 통산 최다승과 메이저 16승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3M 오픈과 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을 건너뛴 채 일찌감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준비해 온 이유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 탓인지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CBS스포츠는 4일 우즈의 우승 여부를 이번 대회에서 지켜봐야할 가장 큰 관심사로 꼽았지만, ‘숏 게임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컷 통과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냉정한 평가도 곁들였다. ESPN은 17명의 우승 후보군을 언급하며 우즈를 우승 후보군이 아닌 다크호스군으로 분류했고, PGA 투어 홈페이지는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파워랭킹 20인 명단에서 우즈를 아예 제외했다.
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4차례 우승한 우즈는 지난 2년 간 이 대회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2018년 대회에선 켑카에 이어 단독 2위에 랭크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컷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나이드는 것이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는 골프 황제는 주변의 냉정한 평가를 뒤집으며 모처럼 다시 한번 포효할 수 있을까.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