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견 조롱 ‘동물농장’, 사과는 했지만…

입력 2020-08-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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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다리파업’이라는 자막으로 파문을 일으킨 ‘TV 동물농장’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의 장면. 사진출처|애니멀봐 유튜브 화면캡처

반려견·반려인 아픔 살펴야
반려동물 TV프로그램의 원조격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SBS ‘TV 동물농장’이 석연치 않은 편집으로 도마에 올랐다. 재미삼아 달았던 자막이 파문을 일으켰다.

2일 방송분에서는 4년째 알 수 없는 이유로 뒷다리를 절게 된 진돗개 호돌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생후 1년째가 됐을 때부터 갑자기 뒷다리를 절기 시작한 호돌이는 발톱이 빠지고 뒷다리에 생채기가 났다. 배변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반려인은 이런 호돌이가 안쓰러워 직접 만든 신발을 신기고 매일 마사지를 해주는 등 정성을 다해 호돌이를 보살폈다.

동물병원에서 호돌이의 특별한 증상을 찾을 수 없다는 소견을 받자 반려인은 안타까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보조장비를 제작해 돕자 호돌이는 조금씩 걷게 될 정도로 호전됐다. 호돌이의 감동스러운 사연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방송 전 공개된 예고편이 문제였다. ‘TV 동물농장’의 유튜브 채널인 ‘애니멀봐’에서 호돌이의 모습이 담긴 예고편이 공개됐는데 호돌이가 잘 쓰지 못하는 뒷다리에 ‘뒷다리파업’이라는 자막을 붙인 것이다.

몸이 불편해 제대로 신체부위를 쓰지 못하는 호돌이를 희화화하자 일부 누리꾼들이 오해로 인해 ‘호돌이가 관심을 받기 위해 꾀병을 부린 게 아니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분노한 시청자들이 항의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애니멀봐’ 측은 호돌이 예고편을 삭제하고 “불편하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확산됐다.

이번 사태로 호돌이와 반려인 그리고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까지 모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TV 동물농장’의 성찰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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