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에서 18년 전 ‘가경리 이장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후 행방을 감춘 도현수(이준기 분)는 ‘남순길(이규복 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특정되면서 다시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도현수라는 정체를 숨기고 신분을 세탁해 살아가던 백희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위기가 찾아온 상황.
이에 도현수가 자신임을 모른 채 쫓고 있는 형사 아내 앞, 다정하게 미소 짓는 ‘남편 백희성’과 제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수사의 빈틈을 노리는 ‘도현수’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준기(백희성/도현수 분)가 이 양극단의 차이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배가, 시청자들까지 백희성의 상황에 이입하게 만들어 심장을 쥐락펴락 한다.
또한 극 중 백희성은 눈가 주름을 지게 하는 미소를 연습하며 ‘행복’이라는 감정을 보였고, 입꼬리를 내리고 눈에 초점을 흐리게 하며 ‘슬픔’이란 감정을 드러냈다. 동영상 강의를 보고 각종 감정을 연습하며 얼굴 표정을 흉내 내는 이러한 장면들 역시 안면근육의 변화까지 조절하는 이준기의 열연으로 완벽하게 그려졌다.
이처럼 말 그대로 ‘백희성을 연기하는 도현수’를 연기하는 이준기의 이중연기는 캐릭터를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시키고 있다. 문채원(차지원 역)과의 멜로와 서현우(김무진 역)와의 뜻밖의 티키타카 그리고 남기애(공미자 역), 손종학(백만우 역)과의 날 선 신경전까지, 스토리의 중심에 선 그가 또 어떤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지 기대지수를 높이고 있다.
한편, 지난 4회에서는 차지원이 정체불명의 도현수와 추격전을 벌인 범죄 현장에서 자신이 선물했던 남편 백희성의 시곗줄을 발견했다. 혼란에 휩싸인 그녀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전개가 예고된 가운데, 과연 둘 사이에 싹튼 의심이 어떤 균열을 만들어낼지 예측불가의 쫄깃 스토리가 기다려진다.
사진=tvN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