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90년생 성장세…대세 87년생 꺾나

입력 2020-08-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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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늘(왼쪽)-장경구.

정하늘(왼쪽)-장경구.

정하늘 특선급…장경구·안창진 등 기량 급부상
휴장 직전까지의 경륜은 87년생들이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현 경륜 최강자이자 87년생들의 주축인 20기 정종진(종합랭킹 1위)은 시범 경기에서도 불꽃 젖히기 능력을 발휘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확고히 했고 그랑프리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경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세종팀의 리더인 21기 황인혁(종합랭킹 2위)의 존재도 87년생 대세론을 굳히기에 충분하다. 데뷔 이후 줄곧 정종진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2019년 상반기 왕중왕전 우승을 계기로 경륜 투톱에 올라섰다. 휴장기 동안 단점 보완에 주력한 만큼 2020년 하반기 87년생들의 독주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김해팀을 이끌고 있는 박용범(18기)도 녹슬지 않은 추입력과 경주 운영을 과시하며 올 시즌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수성팀의 수장인 류재열(19기)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상태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주팀 수장 최래선(22기)과 23기 수석 졸업생 강호의 빠른 적응력도 87년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많은 경륜 전문가들은 “87년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팀을 대표하는 수장들”이라며 “2021년까지도 87년생들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힘이 차기 시작한 89년생들과 90, 91년생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87년생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한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미 여러 경주에서 지각변동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87년생의 독주가 끝나가고 있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90년생들 중 주목해야 할 선수로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21기 정하늘(종합랭킹 3위)이 있다. 90년생들 중 기량이 가장 우수하며 지구력과 순발력을 고루 갖춘 전형적인 파워형 선수다. 경륜에 특화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7년 상반기 왕중왕전 우승을 시작으로 2018년 특선급 팀 대항전에서 동서울팀의 우승을 견인했고, 2019년 그랑프리에서는 부상 공백 후유증을 딛고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다.

90년생 25기 신인들의 합류도 빼놓을 수 없다. 25기 신인 중 선행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아마추어 도로 최강자 출신 장경구를 비롯해 안창진, 이진원이 90년생이다. 장경구도 요주의 선수지만 수성팀의 기대주인 안창진 또한 강력한 선행력을 무기로 경주 운영이 보완될 시 특선급 경계대상 1호로 급부상할 수 있는 선수다. 여기에 종합랭킹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정정교(21기)와 15위 양승원(22기), 26위 정해민(22기) 등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5기 수석 임채빈이 이끌고 있는 91년생들도 지금부터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정종진과 비견될 만큼 화제성과 인지도를 보유한 임채빈이 개장 이후 단숨에 특선급을 점령할 경우에는 22기 수석인 김희준과 세종팀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황준하(22기), 미원팀의 행동대장인 최종근(20기)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이는 91년생 연대로 급부상할 수 있다.

설경석 최강 경륜 편집장은 “요즘 경륜은 200m 시속 10초대가 일반화될 만큼 시속이 빠르며 회전력이 우수하고 기초 체력이 우수한 선수들이 선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빠른 시속에 적응력이 뛰어난 90년생이나 91년생들의 기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2년 내로 87년생들이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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