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핫 한 ‘납량특집’…TV에선 실종

입력 2020-08-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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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놀러와’. 사진출처|MBC 방송 캡처

유튜브 ‘토요미스테리’ 등 인기
방송가, 시청률·방송심의 부담
‘토요 미스테리극장’, ‘이야기속으로’….

1990년대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준 공포체험 재연프로그램이다. 유튜브에서 과거 프로그램 ‘다시보기’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같은 납량특집 예능프로그램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새삼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안방극장에서 납량특집물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아 대조를 이룬다.

1996년과 1997년 각각 방영한 SBS ‘토요미스테리극장’과 MBC ‘이야기속으로’. 시청자가 제보한 초자연적 현상을 재연한 프로그램으로, ‘레전드 편’이란 제목으로 묶여 각종 SNS에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2012년 종영 전까지 매해 납량특집으로 꾸몄던 MBC ‘놀러와’도 마찬가지다.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언급한 귀신 목격담 등을 짧게 재편집한 영상들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다. 각 영상에는 3∼4년 전부터 안방극장에서 자취를 감춘 귀신과 저승사자가 “그립다”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달린다.

하지만 납량특집물을 바라보는 방송가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화제성과 별개로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여서 시청률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 가능성도 제작진에겐 부담스러운 요소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1조는 ‘미신 또는 비과학적 생활태도를 조장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 PD는 12일 “공포를 조장하는 내용은 TV 주 시청자 층으로 꼽히는 여성 및 중장년층의 취향과 동떨어질 수 있다”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를 통해 좀비나 오컬트 요소가 강한 해외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신 최근 추리와 오컬트 요소를 강조한 예능프로그램이 납량 특집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악령, 외계인, 빙의 등을 소재 삼은 추리 예능프로그램 tvN ‘대탈출’ 시리즈가 변화한 시청자 취향에 발맞춘 시도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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