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하지원 “악연→천륜…시나리오 보고 한참 울었어요”

입력 2020-08-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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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이라 떨려요.” 배우 하지원이 9월 개봉하는 영화 ‘담보’로 무려 4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그가 12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4년만에 한국영화 복귀…하지원의 ‘담보’ 내달 개봉

사채업자에게 담보 잡힌 9세 승이
승이 성인 역할로 휴먼스토리 전해
“두 남자로부터 사랑 많이 받았죠
꾸미지 않은 진심 전하려고 노력”
하지원(42)은 단연 독보적인 배우라 할 만하다. 액션과 멜로, 코미디와 무협사극, 어드벤처 등 시공간과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쉼 없이 넘나들며 흥행의 단맛까지 맛본, 몇 안 되는 배우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그만큼 다채로운 캐릭터 연기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2009년 1000만 관객 흥행작 ‘해운대’를 비롯해 2007년 개봉작 ‘1번가의 기적’, 2015년 선보인 ‘허삼관’ 등에서 내보인 눈물 연기는 탁월한 재능의 한 가닥을 엿보게 했다.

그런 그가 이제 또 다시 눈물과 웃음이 어우러지는 휴먼 드라마를 자신의 영화 이력에 얹는다. 9월 개봉하는 ‘담보’(제작 JK필름, 레드로버)이다.

극중 캐릭터와 스토리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탓일까. 하지원은 12일 오전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통해 새 주연작을 소개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 ‘담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4년 만의 한국영화 복귀
‘담보’의 연출자 강대규 감독은 2005년 이명세 감독의 무협사극 ‘형사:DUELIST’와 윤제균 감독이 연출한 ‘해운대’의 조감독 시절 하지원과 현장에서 호흡했다. 강 감독은 “눈빛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감정을 끌어당기는 힘을 지녔다”며 자신의 경험과 직관으로 하지원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2016년 선보인 ‘목숨 건 연애’ 이후 4년 만에 한국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된 하지원도 강 감독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많이 울었다”고 돌이키면서 또 다시 눈가의 물기를 내어 보였다.

‘담보’는 두 사채업자(성동일·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려다 얼떨결에 아홉살배기 소녀 승이(박소이·8)를 ‘담보’로 맡아 키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휴먼드라마이다. 승이와 두 남자가 세월의 흐름 속에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 강 감독의 말처럼 “악연이 천륜으로 맺어져가는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렸다.

하지원은 승이의 성인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하지원은 “영화의 이야기에서 진짜 사랑과 진심이 묻어났다”면서 “시나리오를 읽으며 스스로 힐링의 감동을 맛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촬영현장에서도 하지원은 스스로 눈물을 막지 못했다. 성동일은 “그가 우는 모습을 보고 출연진과 스태프가 한동안 말릴 수 없었다”면서 “실컷 울고 나서야 눈물을 멈췄다”고 귀띔했다.

영화 ‘담보’에 출연하는 배우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왼쪽부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진심의 눈물” 아쉬움 씻어줄 새 무대
하지원은 2018년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한중 합작영화 ‘맨헌트’에 출연했다. 하지만 영화는 아쉽게도 대중적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목숨 건 연애’ 역시 흥행하지 못했다. 2012년 ‘코리아’ 이후 이렇다 할 스크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아쉬움이 가시지 않았다. 그가 “너무 오랜 만에 스크린을 통해 인사를 드리게 돼 떨린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은 이유일 터이다.

때문에 4년 만의 한국영화 ‘담보’는 하지원에게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하는 무대가 된다. 각오를 스크린상에 제대로 구현해내는 수단과 ‘담보’로 그가 택한 것 역시 눈물이었다. 하지만 애써 자아내는 물기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것이어야 했다.

그는 “두 남자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느낀 걸 표현하려 애썼다”면서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별한 관계와 특별한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주역인 하지원에 대해 성동일이 “꾸미지 않은 건강함”이 있다고 말한 것도 과장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담보’ 속에서 진심이 묻어나는 카타르시스의 눈물을 흘리고서 하지원은 영화 ‘비광’으로도 새롭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한 부부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가족 누아르’라는 이색적인 콘셉트를 내건 무대를 이어가며 향후 활발한 연기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원은?
▲ 1978년 6월28일생
▲ 단국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 1996년 KBS 1TV ‘신세대보고-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
▲ 1999년 KBS 2TV ‘학교’로 스타덤
▲ 2000년 영화 ‘진실게임’·대종상 신인상, ‘동감’·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 2003년 MBC ‘다모’·연기대상 최우수상
▲ 2006년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연기대상 최우수상, KBS 2TV ‘황진이’·연기대상
▲ 2009년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2010년 SBS ‘시크릿 가든’·최우수상
▲ 2013년 MBC ‘기황후’·연기대상 등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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