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투수를 칭찬하면서 LG 타자들을 더 치켜세우는 류중일 감독의 고단수 입담

입력 2020-08-13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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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는 12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상대 에이스 애런 브룩스를 2회 집중타로 공략해 최종 8-0 승리를 거뒀다. 그보다 6일 전 광주에선 맞대결한 LG 선발 임찬규가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1-13으로 대패했다. 두 팀은 18일부터 잠실에서 2연전을 더 치르는데, 이변이 없는 한 임찬규와 브룩스의 시즌 3번째 선발 대결도 성사될 전망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13일 KIA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브룩스를 칭찬했다. “시즌을 앞둔 미디어데이 때도 가장 인상적인 투수라고 했다. 제구도 좋고 볼도 빠르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특히 최소한의 투구로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을 언급했다.

브룩스는 12일 2회 5실점하는 동안 무려 45개의 공을 던졌다. 누적 투구수는 60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6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텼다. 강판했을 때의 투구수는 고작 93개였다. 3회부터 4이닝을 30개의 공으로 소화한 그 능력을 류 감독은 대놓고 칭찬했다.

반대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KIA전 승리투수가 됐던 임찬규는 5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96개의 공을 던져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투수는 이닝당 15개 정도의 공을 던지는 것이 적당하다. 그래야 7회를 마치면 105개가 된다. 선발투수가 7회까지 던져주는 것이 팀에는 이상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많은 경기를 바탕으로 나온 경험치”라고 했다.

한동안 투구수 얘기를 하던 류 감독은 갑자기 취재진에게 질문했다. “어제 보니까 브룩스가 7승3패를 했던데 도대체 그 3패는 어디서 당한 거야”라며 궁금해 했다. 효율적이면서도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는 상대팀 에이스가 3패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12일 경기까지 포함해 브룩스의 시즌 4패 중 2패는 LG전에서 나왔다. LG는 두 팀의 시즌 첫 대결인 5월 29일 광주경기에서도 로베르토 라모스의 홈런을 앞세워 6-2로 이겼다. 이 사실을 알려주자 “그럼 우리 팀이 더 잘한다는 얘기인가”라며 껄껄 웃었다. 류 감독의 입담도 점점 늘고 있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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