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의 LPGA 투어 복귀’ 박인비, 20일 AIG 여자오픈 출격

입력 2020-08-18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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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사진제공|KLPGA

박인비. 사진제공|KLPGA

예열을 마친 박인비(32·KB금융그룹)가 6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복귀한다. ‘골프 여제’의 컴백 무대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53억3000만 원)이다.

박인비는 20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열트룬GC(파72)에서 열리는 AIG 여자오픈에 출격한다. 오후 8시38분, 렉시 톰슨(미국) 이나미 모네(일본)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통산 20승(메이저 7승 포함)을 달성했던 ‘골프 여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그동안 국내에 머물다 AIG 여자오픈 출전을 위해 지난 주말 남편이자 스윙코치, 캐디 역할까지 맡는 남기협 프로(39)와 함께 영국으로 출국했다.

LPGA 투어는 코로나19를 딛고 7월 말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으로 재개됐지만, 박인비는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무뎌진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8월 2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통해 오랜 공백기를 딛고 공식대회에 첫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7일부터 9일까지 경주에서 자신이 호스트를 맡은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샷 감을 조율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선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치며 최종합계 11언더파를 기록했다. 경주 대회에선 아이언 샷이 한층 날카로워진 모습을 보여줬다.

출국에 앞서 경주에서 만난 박인비는 “아무래도 퍼팅 감각이 100% 돌아오지 않았는데, AIG 여자오픈을 위해선 퍼팅 감각을 더 끌어올리겠다”며 기술적인 것에 언급한 뒤 특유의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예전에는 골프와 일상이 완전히 다른 것이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이제 골프가 일상이 됐고, 일상이 골프가 됐다”며 ‘골프와 하나 된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갈 마음의 준비는 이미 끝났다.”
1988년 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 서른셋인 박인비는 선수로서 자신이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남아있는 길이 훨씬 짧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제2의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을 아꼈지만, 새로운 시작은 현역 마침표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대회 제패)에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까지 보태며 세계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주인공. 현역 선수로서 더 이상 이룰게 없다는 평가까지 들을 정도다.

박인비가 ‘제2의 인생’을 언급하며 내건 전제는 “(내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였다. 스스로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미련없이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물론 마음의 준비는 끝났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도 사실. 다만 언젠가 다가올 끝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박인비는 매 대회 자신의 경쟁력을 시험하며 예전에 그랬듯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AIG 여자오픈은 올해 44회를 맞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새 이름. 박인비는 2015년 이 대회 챔피언에 오른바 있다. 골프 여제가 코로나19 이후 LPGA 투어 복귀전으로 이 대회를 선택한 이유도 시즌 첫 메이저대회라는 의미와 함께 좋은 추억을 갖고 있기 때문. 6개월 만에 LPGA 투어에 복귀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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