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터치’ 원칙의 예외…허문회 감독은 젊은 포수들의 눈을 믿는다

입력 2020-08-19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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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준태(왼쪽)-정보근. 스포츠동아DB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48)은 투수와 타자의 기술적 교정을 지양한다.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여긴다. 스프링캠프를 지난 시점에서 1군 선수들의 메커니즘 교정은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포수진이다. 노병오 투수코치와 윤윤덕 퀄리티컨트롤(QC)코치에게 볼 배합에 대해 지겨우리만치 소통하라고 지시했다. 허 감독은 “잔소리처럼 느낄 정도로 얘기하라고 했다”고 표현했다. 올해 KBO리그 무대가 처음이라 한국타자들의 정보가 부족한 행크 콩거 배터리코치가 젊은 포수진의 멘탈 부분을 잡아준다면, 노 코치와 윤 코치는 타자와 싸움에 길을 제시한다.

허 감독은 1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기본적으로 볼 배합의 70% 정도는 사전에 짜둔 계획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팀이 뽑아준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 전 전력분석미팅은 물론 이닝 중간에도 플랜을 짠다. 하지만 30%의 예외는 있다. 이 지점에서 허 감독은 포수들의 눈을 믿는다. 김준태(26), 정보근(21)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신뢰는 두텁다.

허 감독은 “그라운드 밖에서 아무리 보려고 해도 결국 안방에 앉은 포수들이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며 “데이터가 있지만 그날 상대 타자의 컨디션은 통계와 다를 때가 있다. 몸쪽에 약하다고 무조건 몸쪽 승부를 들어가라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령 특정 타자가 이날 유독 속구에 정확한 타이밍을 보인다면, 사전에 짜둔 계획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미다. 선수의 연차나 경험과 상관없이 믿어야 할 땐 믿는다는 원칙이다. 롯데 투수진 대부분은 두 포수보다 나이가 많지만 감독의 신뢰는 확실하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ERA) 4.83으로 최하위였던 롯데는 올해 4.61로 5위다. 절대적인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리그 흐름이 ‘투고타저’에서 ‘타고투저’로 되돌아간 것을 고려하면 변화의 폭은 크다. 투수진의 공이 크지만 포수들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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