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기묘한 캐스팅부터 촬영 스태프의 실수가 만들어낸 엔딩까지

입력 2020-08-21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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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의 기묘한 조합으로 이목을 끄는 ‘후쿠오카’가 8월 27일 개봉을 앞두고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기묘한 조합의 세 배우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이 낯선 도시 후쿠오카로 떠나는 기묘한 여행으로 눈길을 끄는 영화 ‘후쿠오카’가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

나이도, 성별도, 쌓아온 필모그래피도 제각각이지만 ‘믿고 보는’ 배우로 관객들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이 시네아스트 장률의 열두 번째 작품 ‘후쿠오카’ 출연 소식이 알려지며 예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장률 감독의 전략적인 캐스팅이 있었기에 가능한 조합이었다. ‘후쿠오카’는 기획, 제작 단계부터 8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인물들로 구성했다. 전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을 통해 호흡을 맞추고 “몸 전체가 연기다. 굉장히 디테일하고 예민하다”는 극찬을 남겼던 배우 윤제문을 캐스팅한데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배우 권해효와 구두로 작품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후 서울에 돌아와 물 흐르듯 ‘후쿠오카’ 출연이 성사되었다는 후문. ‘후쿠오카’만의 독특한 지점은 세 남녀의 여행을 그리면서도 로맨스를 표방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비슷한 나잇대의 배우를 캐스팅할 경우, 로맨스로 비칠 염려가 있었기에 20대 배우를 찾던 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통해 호흡을 맞추며 완벽한 시너지를 뽐냈던 박소담에게 제안을 건넸고, ‘기생충’(2019) 촬영 전으로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흔쾌히 촬영에 임해 ‘후쿠오카’의 기묘한 조합을 완성했다.


대세 배우 박소담이 미스터리 문제적 캐릭터 ‘소담’을, 베테랑 배우 권해효와 윤제문이 28년 전 첫사랑의 기억에 머물러 마음의 앙금을 품고 사는 ‘해효’와 ‘제문’으로 분한다. 앙숙으로 등장해 불협화음 만담 케미를 보여주는 권해효와 윤제문은 영화 속 캐릭터와 반대로 막역한 사이. 사적으로 받은 인상을 작품 속에 반영한 장률 감독은 두 배우가 서로 새벽에 통화를 주고받은 일이나 촬영 틈틈이 ‘짤짤이’ 놀이를 하고 놀았던 장면 등을 영화에 반영해 캐릭터와 일체감을 높였다. 시네아스트 장률의 작업 방식이 돋보이는 독특한 구성은 영화의 백미다. 스틸 속 ‘소담’이 들고 있는 조명은 사실 스태프의 작은 실수로 인해 등장한 소품이었지만, 이를 놓치지 않고 대사를 붙인 다음, 자신의 촬영 일정이 아님에도 현장에 방문했던 배우 권해효까지 합세해 즉흥적으로 촬영을 이어나갔다. 해당 장면은 영화제를 통해 ‘후쿠오카’를 미리 만나본 관객들이 손꼽는 베스트 씬으로, 아이러니함과 우연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인연을 만들어내 28년의 간극을 좁히는 생경한 경험을 선사한다.

장률 감독은 가장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관계에 대한 담론을 던진다. 여기에 곱씹을수록 그 의미를 찾게 되는 대사와 만담처럼 주고받는 완벽한 연기합, 캐릭터와 100%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배우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을 통해 늦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기묘한 캐스팅과 완벽한 연기합, 독특한 구성으로 예비 관객들의 이목을 모으는 ‘후쿠오카’는 8월 27일 극장으로 찾아온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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