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의윤. 스포츠동아DB

SK 정의윤. 스포츠동아DB


46일 만에 1군으로 돌아온 정의윤(34·SK 와이번스)이 ‘원샷 원킬’로 갈 길 바쁜 롯데 자이언츠의 발목을 잡았다.

정의윤은 2015시즌 중반 LG 트윈스에서 SK로 트레이드된 뒤 늘 팀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2015~2019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린 장타력에다 정확도까지 더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생각대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7월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까지 52경기에서 타율 0.252(147타수 37안타), 1홈런, 14타점에 그쳤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정의윤의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탓에 퓨처스(2군)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가며 조정기를 거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1군 복귀 이틀 전인 23일까지 퓨처스 15경기에서 타율 0.333(51타수 17안타), 1홈런, 11타점의 성적을 거뒀고, 최근 들어 밸런스가 한결 나아졌다고 판단해 2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1군으로 콜업했다.

복귀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SK 입장에서 정의윤은 최악의 상황에서 등장한 구세주였다. 6-1로 앞서다 6회에만 6실점해 6-7로 역전을 허용한 SK로선 7회 추가득점 기회가 매우 중요했다. 일단 제이미 로맥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어놓긴 했지만, 계속해서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이상 어떻게든 해결이 필요했다. 박 대행은 김성현 타석에서 주저 없이 정의윤 카드를 꺼냈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구승민-김준태의 롯데 배터리는 포크볼로 정의윤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볼카운트 2B-2S가 될 때까지 3구째를 제외한 공 3개 모두 포크볼이었다. 정의윤은 구승민의 5구째 시속 133㎞ 포크볼을 욕심 부리지 않고 가볍게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로 연결했다. 3명의 주자 모두 홈을 밟았고, 본인도 홈 송구를 틈타 3루에 안착했다. 특유의 큰 스윙이 아닌 간결한 콘택트 스윙으로 만들어낸 결정타에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정의윤의 결승타는 팀으로서도 매우 반가운 한방이다. 새 외국인타자 타일러 화이트가 3회초 2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아드리안 샘슨의 투구에 손가락을 맞고 교체돼 걱정이 큰 터였다. 이런 가운데 타선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정의윤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음을 알린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SK는 정의윤의 3타점 2루타를 앞세워 10-8 승리를 거두며 2연승 중이던 롯데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시즌 전적 44승1무41패가 된 롯데는 수원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4로 패한 5위 KT 위즈(47승1무40패)와 게임차(2경기)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SK표 고춧가루’에 제대로 얻어맞은 셈이다. 그 중심에 돌아온 정의윤이 있었다.

사직|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