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 형사법제단의 막내 검사 황시목에게도 대검은 낯선 근무지다. 게다가 그를 인정하기도 했던 지난 시즌의 서부지검 동료들과 달리, 법제단 부장들에게 시목은 그냥 필요해서 데려온 평검사 중 하나.
그래서인지 시목은 서부지검 시절과 달리 소극적으로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조직문화의 ‘관례’에서 벗어난 ‘황시목다운’ 노선을 걸으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했다.
황시목은 우태하(최무성)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형사법제단이 “임시조직의 최대 존속기간인 5년을 초과해 규정을 어기고 9년째 존치 중인 사실상 상설화 기구”라는 팩트를 사심 없이 날려 ‘부장님’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김사현(김영재) 부장이 합류한 법제단의 첫 회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못해 김사현이 건네는 술잔은 받았지만 마시지 않았고, 먹기 싫은 대창은 도로 넣어뒀다. 또한, 두 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곧바로 가방을 챙겨 나왔다. 김사현은 “머리털 나고 먼저 가는 막내 못 봤어”라며 황당한 이 상황을 어필했지만, 시목은 아무런 동요 없이 “내일 뵙겠습니다”라며 묵묵히 자리를 떠났다. 그가 이런 회동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건, 우태하가 지시한 업무였다. 이튿날 아침, 우태하는 황시목이 밤새 처리한 업무 파일을 책상 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시목의 독자적 행보는 창과 방패의 치열한 토론전이 펼쳐진 제1차 검경협의회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논의 핵심 사안은 “오직 검사만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영장청구권. 말꼬리 잡기식의 감정싸움으로 번진 논쟁 속에서 시목은 유일하게 “영장청구권을 갖는 기관은 반드시 압력이 들어온다”는 본질을 꿰뚫고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었다. 검찰과 경찰의 잘잘못과 이권을 따지기 전에, 수사권 일부를 넘기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외압으로부터 독립성 수호가 중요하다는 논의를 불러일으킨 것.
때문에 두 기관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세곡지구대’ 사건이란 새로운 '비밀의 숲' 안에서 황시목의 독자 행보는 더욱 중요해진다. 만약 경찰의 내부살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검찰에겐 ‘최고의 무기’가, 경찰에겐 ‘풍비박산의 핵’이 된다. 검과 경의 치열한 대립 구도는 수사 과정에서 과연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내는 이유다.
더군다나 검찰의 비밀 수사를 눈치 챈 최빛(전혜진)의 지시로 한여진(배두나) 역시 타살 가능성을 감지한 바. 검경협의회에서 황시목의 문제제기에 “그럴수록 한 기관이 독점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라며 맞섰지만, 동일한 진실을 좇고 있는 한여진과의 공조 여부 역시 다음 회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떠올랐다.
제작진은 “세곡지구대 사건에 대해 황시목의 본격적인 수사가 펼쳐진다. 지난 2년간 비밀의 숲에 묻혀있던 사건이 어떤 진실을 드러낼지, 그 파장이 검과 경의 대립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마지막으로 검경협의회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한여진과 어떤 관계로 수사를 이어나갈지, 다 함께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제공=tvN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