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강조한 두산 김태형 감독…“선수 입장에서도 한 번 생각해봤으면”

입력 2020-08-26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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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이 최근 KBO리그를 둘러싼 여러 변수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가능성, 긴 장마로 순연된 많은 경기, 각 팀 투수진의 체력 방전에 따른 경기시간 연장 등에 대해 걱정을 토로했다.

전날 KIA 타이거즈와 4시간8분의 접전을 치렀던 김 감독은 26일 “내년에도 코로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올림픽도 있는데 팀당 144경기 체제를 소화해야 한다.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들인 만큼 따르라는 것인데, 선수 입장에서도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달 이상 늦게 시즌을 개막하면서도 144경기 체제를 고수한 후유증이 최근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쌓인 하중 탓에 각 팀 불펜투수들도 한계에 이른 모습이다. 결국 급속도로 경기시간이 늘어지고 있다. 경기시간 3시간30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경기수를 꼭 채워야 한다는 목표가 확실하다면 메이저리그처럼 융통성을 발휘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KBO는 그러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더블헤더 제1경기를 7회까지만 치르고, 연장은 승부치기로 진행해 선수들의 체력을 보호하는 등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에 적응하려고 했다.

메이저리그와 다른 KBO의 접근법이 부작용을 낳고 있는 측면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김 감독은 “구단의 방침대로 따라야겠지만, 그동안 감독들이 현장에서 느낀 점을 얘기해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더블헤더 결정도 마찬가지다. 말은 쉽지만 지금 이 뜨거운 땡볕에서 선수들에게 9~10시간씩 서 있으라는 것인데, 모두들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오후) 3시부터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한 번 있어보고 난 뒤 판단을 내렸으면 한다. 모두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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