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변상권. 스포츠동아DB
그러나 1군 무대를 밟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군 데뷔전인 5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성공체험을 했다. 이후 퓨처스(2군)리그에서 또 다시 87일간(5월 25일~8월 19일) 머물며 실전 감각을 쌓았다. 퓨처스 47경기에선 타율 0.286(196타수 56안타), 2홈런, 30타점, 5도루, 출루율 0.341을 기록하며 공격 재능을 뽐냈다. 덕분에 지난 20일 다시 한번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기회가 찾아왔다. 현재 키움의 베스트9 가운데 박병호와 임병욱, 박준태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이정후도 발가락 타박상으로 27~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출장은 어렵다. 그야말로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손혁 키움 감독은 변상권에게 외야 한자리를 맡겼다. 27일 사직 롯데전에 9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2회 2사 2루서 깨끗한 중전적시타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어냈고, 3-2로 추격을 허용한 4회 1사 2·3루선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팀이 초반 기선을 잡는 데 일조했다. 데뷔 첫 멀티히트 경기까지 완성해 기쁨은 두 배가 됐다. 8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때려내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 선수단은 부상자가 여럿 발생한 것은 물론 전날(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0으로 앞서던 경기를 연장 혈투 끝에 5-6으로 역전패한 뒤 부산행 버스를 타는 바람에 정신적으로도 지쳐있었다. 경기 전 손 감독의 표정에도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러나 초반부터 타선이 터지면서 편안하게 승리를 거둔 덕분에 한층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필승계투조를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누렸다. 그 중심에 변상권이 있었다.
한편 선발투수 김태훈(2이닝 2실점)을 시작으로 임규빈(2이닝 1실점)~조성운~양기현(이상 2이닝 무실점)~박승주(1이닝 3실점)가 이어 던진 마운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승리를 도왔다.
사직|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