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이닝·86구’ 삼성 라이블리, 극단의 비효율을 어쩌나

입력 2020-09-01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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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벤 라이블리. 스포츠동아DB

삼성 벤 라이블리. 스포츠동아DB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재계약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는 아쉬움만 가득하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28) 얘기다.

라이블리는 2013~2014시즌 활약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 이후) 처음으로 삼성과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투수다. 2019시즌 9경기에서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해 4승4패, 평균자책점(ERA) 3.95의 성적을 거뒀는데,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9월 5경기에선 3승1패, ERA 2.65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스프링캠프부터 제대로 몸을 만들면 올해는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니 무브먼트가 엄청났다.

그러나 올 시즌 활약상은 아쉽기만 하다. 구위는 뛰어나지만, 기록과 내용 모두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부상 때문에 1일까지 12경기 선발등판에 그쳤고, 성적도 2승7패, ERA 5.40(55이닝 33자책점)으로 기대이하다. 그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거둔 성적도 3승9패에 그쳤다.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했던 투수가 선발로테이션의 아킬레스건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특히 경기당 소화이닝은 4.1이닝에 불과하고, 평균 투구수도 86개에 이른다. 이닝당 19.85구를 던지는 셈이니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8월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4.2이닝 동안 투구수가 126개에 달했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또 있다. 최근 계속해서 강판 직후 덕아웃에서 분노를 표출하며 팀 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동료들에게서 호평을 받았지만, 올해는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니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멘탈의 기복은 훈련과 컨디셔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당장 드라마틱한 반등을 기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삼성 허삼영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도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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