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하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공격 한정 마이클 조던!’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의 간판스타 제임스 하든(31·196㎝)을 일컫는 말이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비견될 만한 엄청난 공격력을 일컫는 수식어이자, 하든의 부족한 수비력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조던을 비롯해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등 NBA를 주름잡은 슈퍼스타들은 수비력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하든은 수비에선 ‘구멍’ 취급을 받는다. 정확하게는 ‘수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다. 평소 매치업 상대에게 손쉬운 득점을 내주곤 한다. 하지만 집중력이 높아지는 접전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하든의 수비가 모처럼 빛났다. 하든의 휴스턴은 3일(한국시간) 올랜도의 ESPN 와이드 월드 오브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2019~2020시즌 NBA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 1라운드(8강·7전4승제) 7차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104-102로 꺾고 2라운드(4강·7전4승제)에 올랐다.
하든의 집중력 있는 수비가 휴스턴을 승리로 이끌었다. 휴스턴이 104-102로 앞선 경기 종료 3초 전, 오클라호마시티 루겐츠 도트가 3점슛을 던졌다. 도트는 이날 6개의 3점슛을 포함해 30점을 올리며 최고의 슛 감각을 뽐내고 있었다. 성공하면 오클라호마시티가 승리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 재빠르게 도트에게 달려간 하든이 도트의 슛을 블록슛으로 차단했다. 이 블록슛으로 휴스턴이 승리를 지켰다.
하든은 팀의 운명이 걸린 7차전에서 17점에 그쳤다. 3점슛은 9개 중 단 1개만 넣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단 한 번의 블록슛으로 부진을 모두 털어냈다. 경기 후 하든은 “내 공격은 엉망이었지만 동료들 덕분에 이겼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정말 좋은 팀이었다”고 밝혔다. 오클라호마시티 도트와 크리스 폴(19점·11리바운드·12어시스트)은 온힘을 짜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7차전 사투 끝에 승리한 휴스턴은 5일부터 LA 레이커스와 서부콘퍼런스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