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 피치] ‘벤투호+김학범호’에 K리그 외인 선발까지, 이벤트 대회 어때요?

입력 2020-09-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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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가 초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갈수록 심각해서다. ‘수입 제로(0)’의 처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A매치라는 최대 수입원이 사라진 협회 사정은 최악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월과 11월 잡혔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및 2023 중국 아시안컵 예선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하늘길이 가로막히고, 국가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이뿐이 아니다.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예정됐던 A매치 주간은 2022년 1월 24일~2월 1일로 옮겨졌다.

협회 재정은 바닥이다. 월드컵 2차 예선만 해도 개최국이 TV 중계권, 입장권, 마케팅, 스폰서 권리를 가질 수 있는데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걱정은 또 있다. 태극전사들의 실전공백 상태다. 서로를 잘 알아야 최선의 퍼포먼스가 나오는 법인데, 월드컵 본선을 노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국가대표팀이나 내년 7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 감독의 23세 이하(U-23) 대표팀도 한숨만 내쉬고 있다. A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U-23 대표팀은 1월 AFC U-23 챔피언십을 끝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협회는 9월 A매치 주간을 활용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었다. 경기도 고양에서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스페셜 매치를 2차례 치르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이 꼬였다. FIFA가 A매치 캘린더에서 9월을 지워버려 선수단 소집이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다. 협회는 10월로 연기된 스페셜 매치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량 점검 및 유지라는 측면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소집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제안하고 싶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에 더해 K리그1·2부 팀에서 걸출한 기량을 뽐내는 외국인선수 선발팀을 따로 구성해 풀리그를 치르는 형태의 이벤트 대회를 개최하자는 것이다. K리그에는 골키퍼를 제외하면 모든 포지션에서 외국인선수들이 활약하고 있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빠듯한 일정에 쫓기느라 매년 연례행사로 진행해온 K리그 올스타전을 치르지 못했다. 국가대표에 외국인선수들까지 보내면 K리그 구단들은 훈련에 차질을 빚는다며 울상을 짓겠지만, 지금은 서로를 돕고 상생할 때다. 필요하다면 아마추어리그인 K3·4리그 선발팀을 참여시켜 아예 4개 팀 체제의 대회를 진행하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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