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신촌·홍제천, 서울 서대문구에서 가을감성 즐기기

입력 2020-09-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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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빛의 터널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인증사진 스팟인 홍제유연의 작품 ‘온기’.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신촌…‘라떼세대’부터 뉴트로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추억공간

홍제천…물 산책로 미술관 천변길, 자연·문화 흐르는 20리길

창천공원엔 가수 김현식 동상
홍지문 데크길엔 마애보살좌상
인왕시장선 인심 담긴 먹거리
무르익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조심스레 나서는 시내 나들이. 서울관광재단(대표 이재성)은 서대문구와 함께 가을을 맞아 도심 감성여행으로 신촌과 홍제천 일대를 추천했다. 신촌에서는 중장년층이 된 X세대의 추억부터 젊은 MZ세대의 ‘뉴트로’까지 아우르는 세대공감의 공간을 만날 수 있고, 홍제천 일대에는 물과 녹음이 어우러진 산책길이 있다. 여기에 홍제유연과 산책로 미술관의 작품까지 감상하면 마음이 충만해지는 가을 나들이가 완성된다.

추억과 뉴트로의 만남, 신촌 ‘청춘의 거리’

90년대까지 신촌을 찾는 사람들의 단골 약속장소였던 지역의 터줏대감 홍익문고.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신촌역 3번 출구 앞 홍익문고는 1957년에 개업해 1978년부터 지금 자리에서 2대째 영업 중인 서점이다. 과거 ‘신촌의 약속장소’하면 늘상 이곳을 떠올릴 정도로 대표적인 지역 명소다. 홍익문고에서 연세로를 따라 걸어가면 스타광장 한쪽으로 헤드셋을 낀 빨간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신촌의 청년문화를 상징하는 문화체험공간 플레이버스다. 플레이버스 뒷편 길 건너에는 창천문화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신촌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표하는 밴드 신촌블루스의 원년멤버인 가수 김현식의 동상이 있다. 동상 뒤로 보이는 독특한 모습의 건물은 문화생태 플랫폼인 신촌 파랑고래다.

커피애호가들에게 ‘우리나라 원두커피의 원조’라는 찬사를 듣는 신촌의 커피점 미네르바는 4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신촌에는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유서 깊은 가게들도 많다. 80년대 인테리어를 그대로 유지하는 명물 ‘최루탄 해장라면’의 훼드라, 은은한 커피향과 클래식 음악이 인상 깊은 45년 역사의 미네르바, 그리고 1971년 개업한 독수리다방이 대표적이다. 독수리다방은 2005년 폐업했다가 8년 만인 2013년 창업자의 손자가 다시 문을 연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홍제유연’ 버려진 공간이 문화명소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홍제천 폭포마당.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홍제천 산책길은 홍지문에서 시작해 포방터시장, 유진상가와 홍제유연, 홍제천 폭포마당, 산책로 미술관을 지나는 약 8km 길이의 평탄한 천변길이다.

홍지문에서 데크길을 걷다보면 옥천암 마애보살좌상(보물 제1820호)이 나타난다. 5m의 마애불로 하얀 색 때문에 ‘백불’이라고도 불린다. 마애불을 지나면 포방터시장으로 이어진다. 얼마 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재래시장이다.

유진상가는 1970년 홍제천 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다. 그 아래 홍제천 250m 구간은 이후 50년간 출입이 통제된 ‘죽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곳을 개방했고, 올해 7월 공공미술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의 하나로 홍제유연(弘濟流緣)을 만들었다. ‘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끊어졌던 과거의 상흔을 예술로 화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3D홀로그램 작품과 자연의 소리를 배경으로 움직이는 빛의 조각을 만들어 새 문화예술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홍제유연을 지나면 홍제천 폭포마당과 산책로 미술관이 잇따라 나온다. 폭포마당에서 홍남교까지 약 800m에 걸쳐 내부순환도로 기둥에 17세기 바로크미술부터 20세기 표현주의까지 다양한 서양회화와 국내 유명화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인왕시장
다른 시장은 골목 사이에 점포들이 있지만 인왕시장은 특이하게 광장 형태의 커다란 공간이 있다. 광장에 점포와 음식점이 자리해 시장 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기휴일인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에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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