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되 역전은 없다! 버텨가는 NC, 공룡은 이빨 한두 개 빠져도 강하다

입력 2020-09-16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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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5-3 승리를 거두며 3연패에서 탈출한 N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타선의 파괴력과 선발진의 높이를 앞세워 시즌 초반 훌쩍 치고 나갈 때는 흡사 티라노사우루스 같았다. 시즌을 치르며 곳곳에 부딪히고 채이며 상처가 늘었다. 얌전한 초식공룡이 된 채 내내 지켜왔던 1위 자리를 내줄 위기까지 맞았다. 그러나 NC 다이노스는 추격당하되 뒤집히진 않으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육식공룡은 이빨 한두 개가 빠져도 여전히 강하다.

1위 NC는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3으로 이겨 3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2위 키움 히어로즈는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8로 져 2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게임차 없이 승률 8리 차이로 1, 2위를 나눠가졌던 두 팀은 다시 1경기차로 벌어졌다.

NC의 올 시즌 출발은 매서웠다. 첫 20경기에서 17승3패(승률 0.850)를 기록하며 무섭게 치고 나갔다. KBO리그 첫 20경기 최고승률 신기록이었다. 시즌 7차전이었던 5월 13일 창원 KT 위즈전에서 1위에 오른 뒤 단 한 번도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한때 2위와 8경기차까지 벌리며 조기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하리란 기대도 낳았다.

그러나 점차 누수가 생겼다. 시즌 초반만 해도 불펜의 연이은 방화를 타선의 위력과 선발진의 이닝소화로 메웠는데, 선발투수 구창모의 이탈에 이재학의 부진이 겹쳤다.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타개하고자 했지만 경험이 부족해 여의치 않았다. 그 사이 2위 키움을 비롯해 밑에 있던 팀들이 무섭게 올라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과 0경기차였음은 물론 5위 KT 위즈와도 4경기차로 넉넉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4일에는 햄스트링 통증으로 나성범까지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럼에도 버텼다. 16일 두산전은 그라운드 곳곳에 NC 선수들의 투지가 묻어있었다.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김영규가 5이닝 3실점의 역투로 시즌 첫 승(1패)을 챙겼다. 지난해 개인 최종전이었던 9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전 완봉승 이후 14경기 만에 맛본 값진 승리였다.

막내가 역투하자 타자 형들도 힘을 냈다. 1회초 양의지의 적시타에 두산 좌익수 김재환의 실책을 묶어 2-0으로 달아났고, 2회초에는 김성욱의 좌중간 솔로포로 리드를 벌렸다. 비록 5회말 김영규가 갑작스러운 난조로 3점을 내줘 균형이 맞춰졌지만, 6회초 노진혁의 솔로포로 다시 앞서갔고, 7회초 박민우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이날 NC의 히어로는 김영규, 노진혁, 김성욱이었다. 나성범, 구창모가 없이도 강팀 두산과 싸워 이길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여전히 1경기차 불안한 선두지만, NC는 갖은 악재 속에서도 힘겹지만 꿋꿋이 버티고 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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