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열렸다. 1회말 무사 만루 한화 반즈가 좌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반즈는 2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4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4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6-5 승리를 견인했다. 자신의 KBO리그 첫 번째이자, 팀의 시즌 첫 만루홈런을 1회 첫 타석에서 쏘아 올렸다.
반즈는 이날 경기 전까지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었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23일 경기를 앞두고 “리그 적응의 문제가 아니다. 기량저하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강하게 질책했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대체 외국인타자로 7월부터 팀에 합류했지만, 타율 0.208에 홈런은 고작 3개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반즈는 마치 보란 듯이 23일 두산전에서 만회포를 터트렸다. 한화는 1회 노수광의 볼넷, 최인호-하주석의 연속안타로 무사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반즈는 상대 선발투수 김민규의 시속 130㎞짜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한화가 두산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4-0으로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반즈는 묘하게도 최근 한화의 반등과 분위기 쇄신의 중심에 서 있다. 이번 만루홈런뿐만이 아니다. 2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도중에는 덕아웃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한화는 6회까지 KIA와 2-2의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반즈의 퇴장 이후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11-3으로 이겼다.
이어지는 흐름으로만 보면 승리요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는 이날 두산의 끈질긴 추격에 시달렸지만, 불펜이 리드를 끝까지 지킨 덕에 6-5로 승리했다. 반즈의 1회 만루홈런이 선제 결승포로 기록된 것이다. 팀은 20일 KIA전부터 내리 이겨 모처럼 3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 대행은 경기 전 “열심히는 하는데, 본인이 가장 답답하지 않겠나”라며 반즈의 활약을 기다렸다. 이에 반즈가 곧바로 응답했다. 한화에도, 또 반즈에게도 의미 있는 만루홈런 한방이었다.
대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