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녀석들’ 최수종이 태조 왕건 시절에 몰입한 역사 여행을 펼쳤다.
27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연출 정윤정, 한승훈/ 이하 ‘선녀들’) 57회는 ‘살아있는 왕건’ 최수종과 함께하는 ‘고려-싸움의 기술’ 편으로 꾸며졌다. 최수종은 그가 열연을 펼쳤던 레전드 사극 ‘태조 왕건’을 소환시키며, 역사 여행의 몰입도와 재미를 높였다. 57회 방송은 수도권 가구 시청률 5.9%, 전국 가구 시청률 6.0%(2부,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7.2%까지 치솟았다.
이날 배움 여행은 일명 후삼국 왕자의 게임, 왕건-궁예-견훤의 치열한 싸움에서부터 시작됐다. 왕건은 궁예의 수하가 되어 싸움판을 날아다녔다. 이에 궁예는 세력이 커진 왕건을 견제했고, 폭정을 펼치기 시작했다. 불안과 의심이 증폭된 궁예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관심법’으로 부하들을 죽이는 등 패악질을 일삼았다. 왕건은 이러한 궁예를 물리치고 왕의 자리에 올랐다.
최수종은 “(드라마 속에서는) 궁예의 죽음이 멋있게 그려졌다”며 궁예의 최후를 이야기했다. 역사 속의 궁예는 도망을 가다가 백성들에게 돌을 맞고 죽었지만, 드라마에서는 부하가 휘두르는 칼에 최후를 맞이했다고. 이는 당시 김영철이 연기한 궁예의 인기가 어마어마했기에, 실제 역사대로 초라하게 끝을 마무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어 설민석은 왕건의 싸움의 기술을 이야기해 감탄을 자아냈다. 여러 호족들과의 혼인 정책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 뛰어난 전략과 전술, 상대방의 마음을 훔치는 면모가 강조됐다. 최수종은 “혼인을 통해 맺은 지방 호족들, 곧 왕건의 장인들이 그 지역 경제와 군사력을 갖고 있다. 그 사람들을 다 포용했다”며, “(사극 속) 부인들이 29명이었다”며 이들의 오랜 분장 시간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를 얘기해 웃음을 더했다.
왕건과 견훤의 명전투도 빼놓을 수 없다. 최수종은 ‘팔공산 전투’ 이야기가 나오자 괴로워했다. 이 전투에서 왕건은 견훤에게 대패해 아끼던 고려 장수 8명을 잃었다고. 이후 복수의 칼날을 갈고 다시 견훤에게 도전장을 내민 왕건은 고창 전투에서 승리했다. 최수종은 “그때 생각이 난다”며 산 위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견훤이 오자, 기습 공격을 펼쳤던 왕건의 모습을 재연, 우렁찬 사극 발성을 뽐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적이었던 견훤을 자신의 사람으로 품은 왕건의 포용의 리더십은 감탄을 자아냈다. 설민석은 “왕건의 승리가 값진 이유는 무력을 이용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적까지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가슴 벅차고 아름다운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메시지가 있는 역사다”라고 말했다. 최수종은 “내가 왕건이오”라며 뿌듯한 모습을 지어 웃음을 안겼다.
고려의 싸움의 기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현무는 “이 분은 제 롤모델”이라며,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거란을 제압한 외교 끝판왕 서희를 소개했다. 서희는 거란 장수 소손녕과 대등한 위치에서 담판을 시작, 거란 병력의 철수는 물론 압록강 동쪽 지역까지 획득했다. 화려한 언변은 물론, 기개까지 갖춘 서희에게 모두가 빠져들었다.
이날 최수종은 살아있는 ‘태조 왕건’과 함께 역사 여행을 떠난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눈길을 끌었다. 설민석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역사 설명에 이어지는 최수종의 ‘태조 왕건’ 비하인드와 명장면 재연 등이 시청자들의 꿀잼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고려의 싸움의 기술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적용 가능한 깨달음을 안기며, 역사를 배우는 재미와 의미를 선사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