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뚫은 기생충처럼’…방탄소년단·블랙핑크, 그래미 어워즈 새 역사 쓸까

입력 2020-10-3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그룹 방탄소년단에게 남은 무대는 오로지 그래미 어워즈다. 세계의 시선이 11월25일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즈 수상 후보자 지명 여부에 쏠리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11월25일 내년 그래미 후보 발표
BTS·블랙핑크 선정 여부에 촉각
해외 음악전문지도 ‘케이팝 인정’
“세계의 승리”, “아카데미상 92년사에 남을 기록”, “아카데미상의 새 시대를 열었다”….

올해 2월10일(이하 한국시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자 AP통신, CNN, 가디언 등 해외 유력 언론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비영어권·아시아 영화의 수상이 할리우드 백인 중심의 보수적 영화상이라는 ‘오명’을 씻어낸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전 세계 영화산업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차지하는 할리우드와 그 대표적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처럼 팝 음악계에는 그래미 어워즈가 있다. 역시 미국 및 영어권 중심의 보수적인 상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이를 정조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래미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미, 보수적·배타적 시선에 변화?

그래미 어워즈는 빌보드 및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3대 대중 음악상으로 불린다. 그러나 권위 측면에서는 압도적이다. 최영균 대중음악평론가는 29일 그래미가 “엄청난 앨범 및 음원 판매고로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며 전제하고 “많은 대중음악 현업 종사자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지지를 받을 만한 작품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보 및 수상자 선정에 일정한 보수적 경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미 후보는 주관기관인 미국 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의 심사위원 투표와 후보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하지만 비영어권 가수와 힙합·댄스음악 등에 배타적이며 보수적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및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달리 유독 그래미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음악전문지 ‘롤링 스톤’은 “그래미가 케이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음악산업의 흐름과 너무도 다르다”고 비판했다. 팝스타 할시도 “방탄소년단은 후보 자격이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블랙핑크, 실제 후보 될까
이런 시선 속에서 NARAS는 11월25 일 내년도 그래미 어워즈 후보를 발표한다. 케이팝 팬들의 기대는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 여부로 향한다. 여기에 블랙핑크도 성과를 얻을지 주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블랙핑크는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과 수록곡 ‘아이스크림’으로 각각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영어 노랫말로 미국시장을 겨냥했고, 이는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 횟수 등과 함께 현지 라디오 방송 횟수를 합산하는 순위 산정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라디오도 비영어권 노래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영어 노랫말이 유효했던 셈이다.

이에 따라 그래미를 노리다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기대감도 높다. 방탄소년단이 올해 1월 시상식에서 케이팝 그룹 최초로 공연을 펼친 점도 그래미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최 평론가는 “그래미 수상은 대중적 인기에 더해 음악성도 최고 권위의 공인을 받게 되는 것이다”면서 “케이팝 스타들이 SNS 등 뉴미디어의 급성장 덕에 정상에 올랐다는 일부 평가절하의 시선을 일축하고 폭넓고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