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오색으로 물든 기암절벽 …“가을산행 떠나요”

입력 2020-11-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며 완주가 자랑하는 대둔산의 기암절벽. 해발 878m로 그리 높지 않지만 가을에는 6km에 걸쳐 천여개의 화강암 암봉과 오색 단풍숲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눈이 행복하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가을 여행의 진미, 완주

81m ‘금강구름다리’서 절경 감상
‘삼선계단’ 절벽 오르며 스릴 만끽
불명산 화암사, 단풍길 걸으며 힐링
가을에는 여행할 곳이 이곳저곳 참 많다. 특히 단풍이 절정에 이른 호남 지역에는 지금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즐비하다. 완주도 그중 하나이다. 기암절벽과 단풍을 함께 즐기는 산행부터 노란색 은행나무 오솔길을 지닌 산사의 고즈넉함, 강변에 넓게 퍼지는 석양의 낙조까지 가을여행에서 기대하는 풍광과 낭만이 넘쳐 마음이 넉넉해지는 곳이다.

가을 산행의 재미와 매운맛 고루, 대둔산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완주가 자랑하고 아끼는 산이다. 사계절 모두 멋지지만 최고봉인 마천대 아래 6km에 걸쳐 펼쳐지는 화강암 기암절벽과 오색으로 물든 숲이 어우러진 가을철에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완주 대둔산 산행의 '매운맛'을 보여주는 삼선계단. 약수정과 왕관바위 사이 계곡을 이은 철제 다리다. 40m 127계단이지만,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와 계단 아래 까마득한 절벽이 훤히 보이는 모습은 오금을 지리게 한다.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10여 분 거리인 금강구름다리는 계곡 사이 허공에 걸린 흔들다리다. 81m로 길지는 않지만 여기서 보는 경치가 백미로 꼽힌다. 금강구름다리를 지나 약수정과 왕관바위를 잇는 삼선계단은 대둔산 산행의 또 다른 매력. 40m, 127계단의 철제 다리인데 수직에 가까운 경사에 계단 밑으로 까마득한 절벽이 훤히 보여 오금이 저린다. 그래도 오르던 중간에 살짝 돌아서 보면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무릉도원이 눈 아래 펼쳐진다.
대둔산은 해발 878m로 높지 않고, 3분의2 지점까지 케이블카도 있어 아주 어려운 산행은 아니다. 하지만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마천대까지 계속 가파른 오르막길이고, 대부분 간격이 불규칙한 돌계단이다. 등산경험이 좀 있다면 산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초보자라면 숨이 가쁘고 다리가 뻐근해지는 산행의 매운맛을 짧은 시간 맛 볼 수 있다.

완주 9경의 하나인 삼례 만경강 철교와 비비정에서 바라본 석양 노을. 내륙이지만 너른 만경강 자락을 물들이는 노을과 물에 비친 햇빛의 반영이 아름답다.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너른 강자락을 불그레, 만경강 노을

전국 곳곳에 노을 명소가 많지만, 삼례읍 비비정에서 보는 만경강의 낙조는 그만의 색다른 매력이 있다. 내륙의 노을 명소들이 대개 도심이나 산자락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곳은 황해로 흘러가는 너른 만경강 자락을 불그스레 물들이는 모습이 일품이다. 특히 봉동읍에서 삼례읍으로 가는 방향의 노을이 일품이다. 강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철새와 강물을 반짝이는 햇살의 반영, 그리고 멀리 다리 위로 저무는 석양이 무척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완주 불암산 자라에 자리잡은 화암사로 가는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산길. 신라시대 첫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인 화암사는 시안 안도현이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같은 절"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절집이 예쁘기로 유명하다.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시간의 분을 곱게 바른 곳, 화암사
불명산 품에 쏙 들어간 듯 자리잡은 사찰이다. 694년 신라시대에 처음 지은 유서깊은 사찰이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역사나 규모보다 유구한 시간의 분을 곱게 바르고 산속에 차분히 자리한 모습이 우아한 절이다. 시인 안도현은 이런 화암사를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라고 표현했다. 주위 지형과 조화를 이룬 절집의 자태도 좋지만 그곳까지 가는 길도 멋지다. 오밀조밀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걸으며 가을 단풍을 즐기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국보 제316호인 극락전이 절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40여년간 방치되어 있던 산골 폐종이공장이 도시재생작업을 통해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한 완주 산속등대.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하나 더…폐종이공장의 변신, 산속등대
소양면 해월리에 있는 이곳은 40여 년간 방치했던 산골 폐종이공장을 활용한 도시재생 복합문화체험공간이다. 공장의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만 리모델링해 지난해 개관했다. 자연 속에서 전시, 교육, 체험, 공연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