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1982’ 떠나는 황금세대, 한국야구에 큰 줄기였다!

입력 2020-11-09 16:2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태균, 정근우, 정상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 발전에 큰 역할을 한 1982년생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고 있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한국야구 대부흥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대표팀은 1982년생 위주로 구성됐다. 추신수, 이대호, 정근우, 김태균 등은 훗날 각 팀을 대표하는 핵심자원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맹활약을 펼쳤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때도 1982년생 황금세대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는 곧 KBO리그의 발전으로도 이어졌다. 2000년대 초반 KBO리그의 인기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250만 명이 되지 않는 정규시즌 관중으로 전체 ‘파이’를 키우기란 불가능했다. 팬이 있어야 발전하는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관중 늘리기가 무엇보다 급선무였다.


1982년생들이 맹활약한 각종 국제대회이 성과가 KBO리그 흥행의 견인차로 작용했다. 2007년 400만을 돌파한 KBO리그의 관중은 2008년 500만에 이어 2012년 700만으로까지 급팽창했다. 다시 국민스포츠로 각광 받기 시작한 KBO리그는 10구단 창단에도 성공했고, 2016년에는 대망의 800만 관중까지 기록했다.


KBO리그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졌지만, 그와 동시에 1982년생들의 세월도 빠르게 흘러갔다. 베테랑의 대열에 오른 이들은 어느새 각 팀의 최고참이 되거나 프리에이전트(FA) 대박 계약을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기도 했다.


한국야구 중흥에 첫 발을 내디딘 2000년으로부터 정확히 20년이 흐른 올해 이들의 야구인생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만 38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야구인생의 ‘9회말’을 맞았다.


김태균(한화 이글스), 정근우(LG 트윈스), 정상호(두산 베어스) 등 1982년생 동갑내기들이 시즌 종료를 전후해 줄줄이 은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전성기와 비교해 급격히 떨어진 기량 탓에 아쉬운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팀의 핵심으로 남아있는 1982년생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정도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2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둔 이대호, 팀의 수호신으로 계속 활약할 오승환은 1982년생들의 마지막 자존심과도 같다. 가장 먼저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은 자신의 기자회견에서 ‘친구’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난다. 친구들은 내가 하지 못한 멋진 마무리를 해주길 바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